[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본인이 가장 절실하지 않겠나.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안양 KGC가 빅맨 이종현(29)을 영입했다. 오세근(36)이 빠진 자리를 메워주기를 바라고 있다. 정효근(30)에 이어 이종현까지 높이 보강은 어느 정도 됐다.

KGC는 22일 “자유계약선수(FA) 이종현과 FA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조건은 계약기간 1년 및 보수총액 1억5000만원(연봉 1억3000만원, 인센티브 2000만원)이다”고 밝혔다.

이어 “비록 통합우승을 이끈 주역들이 빠지게 되었지만 구단은 최성원, 정효근, 이종현 등 유망 선수 영입으로 빠르게 전력보강을 마무리해 다음 시즌 로스터 깊이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종현 경복고-고려대를 졸업하고 2016년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KBL에 데뷔했다. 고교시절부터 초특급이라 했다.

일단 203㎝의 신장에 윙스팬 223㎝의 뛰어난 신체조건을 보유하고 있다. 고교시절 한 경기 42리바운드를 잡아내기도 했다. 이미 고교생 신분으로 국가대표에 발탁되기도 했고,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땄다.

프로 입성도 화려하게 했다. 전체 1순위. 지명권 추첨 당시 1순위를 뽑은 후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환호하는 장면이 이슈가 되기도 했다. 그만큼 거물이었다.

단, 프로에서는 제대로 보여준 것이 없다. 한 시즌 가장 많이 뛴 경기가 40경기(2017~2018시즌)다. 2019~2020시즌에는 단 2경기 출전에 그치기도 했다.

부상이 문제다. 발등, 아킬레스건, 무릎, 어깨 등에 부상을 입었다. 수술도 받았다. 그 과정에서 한창 좋을 때 운동능력을 잃었다. 한국남자농구를 이끌어갈 재목이라 했지만, 그저 그런 선수로 주저앉았다. 프로 7시즌을 뛰며 평균 6.4점 4.1리바운드 1.4어시스트 1.0블록을 기록중이다.

이제 자신의 네 번째 팀인 KGC에서 뛴다. 이종현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신인 때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KGC도 이종현의 부활이 필요하다. 2022~2023시즌 통합우승에 올랐지만, 주역인 오세근과 문성곤이 떠났다. 오세근은 챔프전 상대인 SK 유니폼을 입었고, 문성곤은 KT로 향했다.

최성원을 3년 계약에 보수 총액 4억원에 데려왔고, 정효근도 3년 계약에 보수 총액 5억원으로 잡았다. 가드와 포워드를 보강했다. 그러나 ‘높이’는 여전히 아쉽다. 그만큼 오세근이 강렬했다.

이종현이 어느 정도 해줘야 한다. 현재 시점에서 오세근과 직접 비교는 무리다. 그러나 한때 ‘클래스’를 보였던 선수이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

KGC 관계자는 “팀에 전력 누수가 생기면서 우리도 여러 검토를 했다. 높이, 몸싸움 등에 부족함이 있다. 이종현 스스로 부활의 의지가 강하다. 먼저 연락이 왔다. 절실하더라. 기회를 주기로 했다. 아주 많은 나이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부상이 문제 아니겠나. 여러 가지 체크를 마친 후 데려왔다. 자신도 트라우마가 있을 것이다. 재활 과정을 들어보면 회복력 자체는 괜찮다. 관건은 경기력이다.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도록 관리를 해줘야 한다. 비시즌에 만들어보면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는 판단을 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현재 바닥까지 떨어지지 않았나. 간절해야 한다. 이종현 자신도 1년 제대로 보여주고 다시 FA를 하겠다는 의지가 있다. 사실 우리 팀도 부상 선수들이 많았다. 트레이너들이 잘 케어했다. 김상식 감독님도 잘 무리시키는 스타일이 아니다. 기대를 걸고 있다”고 짚었다.

1년 계약을 맺었기에, 2023~2024시즌 후 다시 FA가 될 수 있다. 이종현 자신에게 달렸다.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만약 이종현이 펄펄 난다면, KGC와 이종현 모두에게 ‘윈윈’이 될 수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