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기자] 제주 유나이티드가 울산 현대를 승부차기 끝에 누르고 대한축구협회(FA)컵 4강에 진출했다.

남기일 감독이 이끄는 제주는 28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FA컵’ 8강전 울산과 원정 경기에서 전,후반과 연장까지 120분을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6-5로 웃었다.

홈 팀 홍명보 울산 감독은 최전방에 마틴 아담을 두고 2선에 바코~아타루~루빅손을 내세웠다. 이규성과 박용우가 허리를 지키는 가운데 포백은 이명재~정승현~임종은~설영우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킨다. 특히 최근 인종차별 논란으로 K리그1 1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이명재 이규성 박용우 정승현(구단 자체 징계)이 참회하는 마음과 더불어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남기일 제주 감독도 유리 조나탄, 조나탄 링 등 주력 공격수를 모두 투입했다. 골키퍼는 기존 김동준이 아닌 김근배에게 맡겼다.

울산이 초반부터 지향하는 전방 빌드업을 통해 제주를 두드렸다. 그러나 제주도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면서 조직적으로 울산 공격을 틀어막았고, 매서운 역습으로 받아쳤다. 전반 12분 김봉수의 문전 오른발 슛이 울산 수비 맞고 물러난 데 이어 코너킥 상황에서 조나탄이 날카로운 헤더 슛을 시도했다. 울산 조현우가 선방했다.

울산은 전반 24분 바코가 오른발 중거리 슛을 통해 첫 유효슛을 만들었다. 그리고 2분 뒤 기어코 제주 수비망을 깨뜨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아타루가 차 올린 공을 아담이 제주 수비 뒷공간으로 빠져 들어가 머리로 받아 넣었다.

제주도 저력을 발휘했다. 전반 41분 김승섭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공을 잡은 뒤 링과 원투 패스를 통해 페널티 아크 왼쪽을 파고들었다. 그리고 조현우가 전진하자 절묘하게 오른발로 감아 차 동점골을 넣었다.

후반 양 팀은 일진일퇴 공방전을 벌였다. 울산은 후반 2분 이명재의 왼발 크로스를 아담이 달려들어 발을 갖다댔으나 골문을 벗어났다. 위기에서 벗어난 제주는 더 날카로운 역습으로 울산을 긴장하게 했다. 후반 10분 조나탄이 오른쪽으로 올라온 공을 정교한 헤더 슛으로 연결했는데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이어 2분 뒤 역습 기회에서 또 한 번 기회를 잡았다. 조나탄이 드리블한 뒤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오른발로 감아 찼는데 울산 수문장 조현우가 몸을 던져 쳐냈다. 흐른 공을 링이 리바운드 슛으로 연결해 득점에 성공하는 듯했으나 이 역시 조현우가 뛰어난 반사 신경으로 저지, 두 차례 ‘슈퍼세이브’를 뽐냈다.

울산은 루빅손 대신 이청용을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후반 18분 다시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왼쪽 측면에서 이명재가 낮고 빠르게 깔아찬 공을 아타루가 달려들며 오른발로 툭 건드렸다. 하지만 공은 골문을 스쳐 지나갔다. 울산벌에 탄식이 흘렀다.

홍 감독은 후반 22분 아타루를 빼고 스트라이커 주민규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제주를 거세게 몰아붙였지만 좀처럼 추가골은 터지지 않았다. 후반 26분 이명재의 왼쪽 크로스 때 아담이 재차 노마크 헤더 슛을 시도했는데 골문 위로 떴다.

제주는 곧바로 링 대신 헤이스를 투입하며 맞불을 놨다. 막판 볼 소유 시간을 늘리면서 추가골을 노렸다. 후반 37분 조나탄이 김승섭의 오른발 크로스를 헤더 슛으로 연결했지만 골문은 다시 외면했다.

울산은 후반 40분 이규성을 빼고 보야니치를 투입해 뒷문을 강화했다. 보야니치는 투입되자마자 30m짜리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제주를 위협했다. 울산은 후반 막판 공중불 능력이 좋은 수비수 임종은을 최전방으로 올려 세컨드볼을 노리는 등 90분에 승부를 내고자 애썼다.

후반 추가 시간 제주 공격을 제어한 뒤 역습 상황에서 바코가 개인 전술로 페널티 아크 왼쪽을 파고들었다. 낮게 깔아찬 공이 뒤로 흘렀는데 이청용이 때린 회심의 오른발 슛이 골문 위로 떴다.

양 팀 승부는 연장으로 흘렀다. 양 팀이 공격을 주고받으며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울산은 연장 전반 11분 임종은 대신 베테랑 수비수 김영권을 투입했다. 그리고 3분 뒤 김영권의 침투 패스를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주민규가 가슴으로 떨어뜨렸다. 아담이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제주 골문을 갈랐는데, 앞서 주민규의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제주는 연장 후반 시작과 함께 반격했다. 헤이스의 오른쪽 크로스가 울산 수비 맞고 굴절돼 골문 앞에 흘렀다. 이때 안태현이 파고들어 오른발 논스톱 슛을 때렸는데 허공을 갈랐다. 4분 뒤에도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헤이스의 오른발 프리킥 때 조나탄이 정확하게 헤더 슛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조현우가 뛰어올라 저지했다.

제주는 연장 후반 10분 조나탄의 위협적인 왼발 슛이 골문 오른쪽을 벗어났다. 지속해서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결국 양 팀은 승부차기를 통해 4강을 가렸다. 승리의 여신은 제주의 손을 들었다. 양 팀은 나란히 1~5번 키커 모두 성공했다. 그러다가 6번째 대결에서 울산 바코가 때린 슛이 골대를 맞고 나왔다. 하지만 다음 키커인 제주 이주용의 슛을 울산 조현우가 저지하면서 다시 원점이 됐다.

희비가 엇갈린 건 7번 키커. 울산은 박용우의 오른발 슛이 김근배 손에 걸렸다. 반면 제주는 연제운이 깔끔하게 차 넣으면서 4강행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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