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세계 최강을 자부하던 한국 양궁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 양궁대표팀은 지난달 31일 개막해 이달 6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된 2023 양궁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수확하는 데 그치며 인도(금 3, 동 1)에 밀려 2위에 자리했다.
충격적인 결과다. 무엇보다 남녀 리커브 개인전에서 단 하나의 메달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당황스럽다. 남자부에서는 김우진 16강에서 탈락했고, 이우석이 32강에서 레이스를 마감했다. 유일하게 파이널 라운드에 오른 김제덕마저 8강에서 브라질의 마커스 디 알메이다에 0-6(28-29 29-30 27-28) 완패를 당했다. 여자부에서는 안산과 강채영, 임시현 등 세 명의 선수가 나란히 8강에서 탈락했다. 파이널 라운드까지 순조롭게 진입했지만 단 하나의 메달도 수확하지 못하는 굴욕을 경험했다.
남녀 단체전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남자부 단체전에서 김우진과 이우석, 김제덕이 튀르키예를 세트스코어 6-2(56-54 55-56 56-55 57-52)로 잡으며 금메달을 차지했으나 여자부에서는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안산과 강채영, 임시현 등이 조를 이뤄 출전했는데 16강에서 인도네시아에 3-5(54-55 59-52 51-53 56-56)로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그나마 남녀 혼성전에서 김우진과 임시현이 독일에 5-1(38-36 38-37 36-36) 승리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컴파운드 여자 단체전에서는 오유현과 소채원, 송윤수 등이 동메달을 따내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한국 양궁은 2년 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5개, 동메달 2개 등 메달을 싹쓸이했다. 남녀 개인전은 물론이고 단체전, 혼성전까지 모두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 들게 됐다.
당장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이번 대회에 출전한 아시아 국가 중 리커브 종목에서 한국보다 나은 성적을 기록한 팀은 없다. 인도는 금메달 세 개를 모두 컴파운드에서 따냈다. 그래도 중국이나 대만, 인도, 인도네시아 등 최근 급부상하는 여러 나라의 상승세를 고려할 때 세계선수권대회에서의 부진은 우려를 사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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