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글·사진 | 제주=황철훈기자] 폭우에 이어 불볕더위가 전국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요즘. 이미 도심은 펄펄 끓는 거대한 가마솥이다. 몇걸음만 걸어도 뜨거운 열기에 숨이 턱턱 막힌다. 이럴 땐 그저 잠시 쉬어가는 게 상책. 여행이 필요한 시기다. 이동 수단은 비행기가 좋겠다. 비행기는 빠르기도 빠르거니와 여행의 설렘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륙하기 직전 굉음을 내며 전속력으로 활주로를 내달릴 때가 좋다. 온몸이 순간 뒤로 쏠리고 땅을 박차고 날아오르는 순간, 마치 나를 붙잡고 있었던 온갖 상념을 떨쳐내는 느낌이랄까.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풍경 또한 일품이다. 카푸치노 우유 거품 같은 구름 사이로 손톱보다 작아진 도심의 아파트와 건물들이 오밀조밀 다채로운 풍경을 펼쳐낸다. 반듯반듯한 녹색의 논들과 도심이 어우러진 풍경이 마치 전자기기의 기판을 빼닮았다. 기묘한 미니어처 세상이다. 잠시 후 이어진 풍경은 사뭇 다르다.

에메랄드빛 해변을 지나자 구불구불한 경계선의 밭들과 나지막한 집들이 아기자기한 풍경을 그려낸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그린 동화 속 세상, 바로 ‘제주 아일랜드’다.

제주의 용암숲 ‘곶자왈 도립공원’

곶자왈은 화산이 분출한 용암류 지대에 형성된 용암숲으로 제주의 원시 자연을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곶’은 제주 방언으로 숲을 ‘자왈’은 덤불이란 뜻이다. 이곳은 토양 발달이 빈약한 불규칙한 암괴 지대인 탓에 과거부터 경작이 불가능해 버려진 땅으로 여겨졌던 곳이다. 덕분에 자연생태가 훼손되지 않고 잘 보전될 수 있었다. 각종 나무와 덩굴 등이 어우러진 원시림은 사시사철 신선한 공기를 내뿜고 암괴지대로 스며든 빗물은 소중한 생명수로 재탄생한다. 이 때문에 곶자왈은 제주의 ‘허파’로 불린다.

곶자왈도립공원 입구에는 탐방안내소와 카페, 생태학습실 등이 조성돼 있다. 전체 탐방로의 길이는 6.5㎞로 모든 길은 연결돼 있다. 가장 부담 없는 길은 초입에서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1.5㎞ 길이의 ‘태우리길’이다. 쉬엄쉬엄 걸어도 20여분이면 충분하다. 특히 남녀노소 누구나 곶잘(?) 걸을 수 있는 순하디순한 나무 데크길이다. 강렬한 태양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정글처럼 우거진 숲이 태양을 가려준다.

녹색 이끼를 뒤집어쓴 크고 작은 돌들과 나무와 덩굴이 어우러진 숲은 금방이라도 숲속의 요정이 나올법한 느낌이다. 탐방길은 길손들에게 쉴 새 없이 질문을 던진다. “이 나무 이름이 뭘까요?” 하면서 말이다. 길을 걷다 보면 마주할 수 있는 나무 표지판 얘기다. 정답은 질문이 적힌 부분을 살포시 들어 올리면 알 수 있다. 센스만점 표지판이다.

테우리길을 걷다 보면 양 갈래 길이 나오는데 이때 왼쪽 길로 접어들면 전망대가 나온다. 건물 4~5층 높이의 전망대에 오르면 드넓게 펼쳐진 곶자왈 숲 뒤로 한라산과 산방산, 여러 오름을 사방에서 마주할 수 있다. 단, 전망대 지대가 높지 않아 탁 트인 전망은 기대하기 힘들다. 나머지 길들은 테우리길보다는 다소 난도가 있다. 돌길이 이어지기도 하고 다소 경사도가 있어 등산화 등 최소한의 트레킹 장비가 필수다. 또한 탐방로에는 화장실이 없다. 탐방 전 입구 안내소에서 미리 몸을 가볍게 하는 게 좋다.

하얀 포말이 그림 같은 풍경을 그려내는 곳 ‘도구리알’

제주도 서쪽 끄트머리인 대정읍 신도2리 해안가에는 ‘도구리알’이라는 특이한 지명이 있다. 특이한 지명답게 지형 또한 특이한 곳이다. 도구리는 돼지의 먹이통을 뜻하는 제주 방언으로 움푹 파인 이곳 지형과 닮아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거북이 등껍질처럼 올록볼록하기도 하고 어느 한쪽은 삐죽삐죽 날카롭게 솟기도 했다. 그야말로 변화무쌍 그 자체다. 특히 연못처럼 자리한 4개의 도구리가 볼거리다. 돼지의 여물통처럼 움푹 파인 커다란 도구리엔 바닷물이 가득하다. 쉴 새 없이 밀려드는 파도가 도구리를 채우고 또 채운다. 이곳의 특이한 지형은 용암과 바닷물이 컬래보레이션한 결과다.

도구리알은 노을 맛집이자 돌고래 관람 명소로도 유명한 곳이다. 바람이 잦아드는 날엔 도구리에 담긴 물을 이용해 노을과 반영을 멋지게 담아낼 수 있고 심심찮게 돌고래의 유영하는 장면도 직접 목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사람 키를 훌쩍 넘는 거대한 뿔소라 조형물과 전망대 등도 명물이다. 특히 돌무더기를 쌓아 올려 마치 재단처럼 생긴 전망대에 오르면 시원스레 펼쳐진 도구리알 해변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여기에 돌고래 관람은 덤이다. 물론 운이 좋아야 한다.

제주 여행의 베이스캠프 ‘신화월드’

제주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 숙박이다. 숙박을 어디에 잡느냐에 따라 여행 동선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가족 단위 여행객들의 경우 구성원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는 숙소를 잡기란 쉽지 않다. 다행히 제주엔 모두를 만족시키고도 남을 숙소가 자리하고 있다.

제주도 남서쪽 안덕면에 자리한 국내 최대 복합 프리미엄 리조트 ‘제주신화월드’다. 제주의 청정 용암숲인 ‘곶자왈’이 품고 있는 ‘제주신화월드’는 세계적인 호텔브랜드와 콘도 시설을 포함한 2000개 이상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전 세계의 다양한 미식을 맛볼 수 있는 40여개의 식음 매장과 쇼핑몰까지 마치 작은 도시를 옮겨 놓은 듯한 엄청난 규모다. 실제 이곳의 부지 면적은 여의도의 85%에 달한다.

특히 여행의 성격에 따라 맞춤형 숙소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저마다의 특장점을 지닌 총 4종류의 숙박시설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특급호텔의 프리미엄 서비스와 호캉스를 원하는 여행객이라면 ‘메리어트 리조트’가 제격이다. 또 ‘랜딩 리조트’는 일반 여행객은 물론 마이스(MICE) 고객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숙소다. 전 세계 별미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랜딩 다이닝’ 뷔페와 대규모 행사를 치를 수 있는 ‘컨벤션 센터’가 편리하게 연결돼 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이라면 단연 ‘신화리조트’다. 다양한 매력을 뽐내는 총 533개 객실과 어린이를 위한 야외 놀이터 ‘코드야드’, 늦은 오후 성인들을 위한 로맨틱 장소 ‘스카이풀’, 온가족의 놀이터 ‘신화테마파크’ 그리고 ‘신화워터파크’까지 온 가족을 만족시키고도 남을 다양한 시설과 콘텐츠가 넘쳐난다. 특히 신화리조트 투숙객에게는 워터파크 무료입장 혜택이 기본으로 주어진다.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숙소도 마련돼 있다. 46평의 널찍한 내부 공간을 자랑하는 프리미엄 콘도미니엄 ‘서머셋’으로 3대를 아우르는 가족이나 여러명의 친구들도 편하게 머물 수 있도록 넉넉한 공간에 식기세척기와 세탁기, 와인 셀러 등 각종 생활가전까지 갖춰져 있다.

◇제주에서 누리는 또 하나의 호사…‘프리미엄 영화관’

신화월드가 최근 투숙객과 여행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영화관을 개관했다는 소식이다. 지난 3일 오픈한 프리미엄 영화관 ‘JSW 씨네라운지’다. 국내 복합리조트에서 상설 부대시설로 프리미엄 영화관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JSW 씨네라운지’는 18석 규모의 영화관이 총 2개관이다. 편안한 관람을 위해 전 좌석에 리클라이너 소파를 배치하고 파티션도 설치했다. 또한 극강의 몰입도를 선사하기 위해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하만’의 사운드 시스템을 도입했다. 여기에 특별한 서비스 ‘다이닝 패키지’가 추가됐다. 영화를 보면서 정찬 도시락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특히 메뉴는 음식 냄새를 풍기지 않고 어두운 영화관에서도 쉽게 먹을 수 있는 ‘파니니’와 ‘초밥’이 준비된다. 팝콘과 음료만 즐기고 싶다면 ‘베이직 영화 패키지’를 이용하면 된다. 일반 영화관처럼 핫도그와 프레즐, 나초 등 간단한 스낵류도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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