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이제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빅리거를 넘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빙레전드의 길을 지향한다.

축구국가대표팀 ‘캡틴’ 손흥민(32·토트넘)이 EPL 9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프로 커리어 초기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2010~2015)을 포함하면 빅리그 14번째 시즌이다.

손흥민의 토트넘은 13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브렌트퍼드에 있는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하는 2023~2024시즌 EPL 개막 라운드에서 브렌트퍼드를 상대한다.

새 시즌을 맞이하는 손흥민의 각오는 매우 남다르다. 매 시즌 진화를 거듭하며 아시아인 유럽파의 새 역사를 창조해온 그는 지난 시즌 이례적인 부진을 겪었다. 상반기에 안와골절상을 입어 쓰러졌고, 하반기엔 스포츠 탈장에도 외부에 알리지 않고 스스로 몸을 추스르며 시즌을 완주했다.

2021~2022시즌 EPL에서만 23골로 아시아인 최초의 골든부트(득점왕) 역사를 쓴 그는 지난 2022~2023시즌엔 10골에 그쳤다. 컵대회와 챔피언스리그 등 공식전 통틀어서도 14골로 이전만큼 득점을 수확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7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은 물론 아시아인 최초 EPL 100골 고지를 밟는 등 ‘기록 제조기’ 구실을 꾸준히 했다.

◇대망의 유럽 통산 200골까지 ‘6골 남았다’

새 시즌 손흥민은 부활과 더불어 다시 대기록 사냥에 나선다. 가장 가깝게 다가온 건 유럽 커리어 통산 200골이다. 지난 2010년 만 18세 나이에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데뷔한 그는 레버쿠젠을 거쳐 2015년 여름 토트넘에 입성, 13시즌 동안 전 대회를 통틀어 공식전 537경기를 뛰면서 194골(정규리그 144골·컵대회 21골·유럽클럽대항전 29골)을 기록했다. 올 시즌 6골 이상을 기록하면 200골을 달성한다.

그는 지난 2019년 11월7일 츠베즈다(세르비아)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차범근(121골) 전 수원 감독이 보유한 아시아인 유럽 통산 최다골을 넘어선 적이 있다. 그로부터 4년여 만에 200골을 바라보고 있다. 참고로 정규리그 144골만 들여다보면 EPL에서 103골, 분데스리가에서 41골이다. 손흥민이 시즌 초반부터 득점포를 뽐낸다면 올해 안에 200골 달성도 가능할 전망이다.

◇빅리그 롱런 상징→단일리그 300경기 ‘노크’

손흥민은 EPL 통산 300경기 출장도 바라본다. 현재까지 268경기(103골 52도움)를 뛰었다. 빅리그에서 정규리그로만 300경기 이상을 뛰었다는 건 10년 가까이 주전으로 꾸준히 활약했다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1970~1980년대 당대 최고 리그인 분데스리가를 지배한 차범근 전 감독이 308경기(98골)를 출전한 적이 있다. 이 기록은 한동안 아시아인 최다 기록이었다가 2019~2020시즌 하세베 마코토(일본)가 넘어선 적이 있다. EPL은 38라운드 체제다. 손흥민이 올 시즌 큰 부상 없이 완주하면 EPL 통산 300경기 기록도 세울 수 있다.

무엇보다 손흥민은 팀 내 주포인 해리 케인의 이적설 속에서 새 시즌 더 책임감을 안고 있다. 앙제 포스테코글루 신임 감독 체제에서 개혁을 노리는 팀 내에서 리더 구실을 해야 한다.

지난 시즌 잦은 부상으로 활약이 저조했던 황희찬(울버햄턴)도 부활을 그린다. 그는 지난 5일 스타드 렌(프랑스)와 프리시즌 최종전에서 쐐기포를 터뜨리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울버햄턴은 15일 오전 4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으로 시즌 첫 경기를 치른다.

올 상반기 FC서울에서 임대 신분으로 뛰며 부활 가능성을 알린 황의조(노팅엄 포리스트)도 빅리거로 재도약을 꿈꾼다. 노팅엄 프리시즌 캠프에 합류해 꾸준히 경기에 나선 그는 기존 주력 공격진과 험난한 주전 경쟁이 불가피하다.

노팅엄은 12일 오후 8시30분 아스널과 원정 경기를 치른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금메달을 이끈 손흥민, 황희찬, 황의조 ‘국가대표 공격 트리오’가 새 시즌 EPL에 코리안 바람을 동시에 일으킬지 관심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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