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뚜껑을 열어보니 경쟁은 예상보다 더 험난해 보인다. 이제 갓 개막전을 치른 것 뿐이지만 적어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서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았다. 올 여름 ‘빅리거로 재기’ 꿈을 안고 원소속팀 노팅엄 포리스트로 돌아간 축구국가대표 공격수 황의조다.

황의조는 12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츠 스타디움에서 끝난 2023~2024시즌 EPL 개막 라운드 아스널과 원정 경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선발은 물론 대기 명단에도 그의 이름은 없었다.

지난해 여름 지롱댕 보르도(프랑스)를 떠나 노팅엄에 입단한 그는 계약대로 같은 구단주를 둔 올림피아코스(그리스)로 임대 이적했다. 그러나 12경기에서 무득점 부진에 그치면서 조기에 임대 계약이 해지됐다. 부활을 노린 그는 프로 데뷔 팀인 성남FC 시절 스승인 안익수 감독 부름을 받아 지난 상반기 FC서울과 6개월 임대 계약을 맺었다. 초반 득점 감각을 회복하는 데 애를 먹었으나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6월 들어 리그에서 2골을 넣고 엘살바도르와 A매치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부활 날갯짓을 했다.

지난 6월30일 서울과 임대가 끝난 황의조는 노팅엄으로 날아가 프리시즌 캠프에 합류했다. 지난달 15일 잉글랜드 4부 소속인 노츠 카운티와 프리시즌 첫 경기(노팅엄 1-0 승)에서 후반 교체로 들어가 결승골을 터뜨리며 빅리거로 도약의 발판을 놓았다.

그러나 이후 프리시즌 5경기에서 골 맛을 보지 못했다. 두 번째 경기였던 스페인 라 리가 소속 발렌시아와 경기에선 선발 풀타임을 뛰었으나 침묵했다. 이어 레반테전(스페인 2부), 리즈 유나이티드전(잉글랜드 2부) 모두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요원으로 뛰었다. 득점포가 주춤하자 지난달 31일 에인트호번(네덜란드 1부)과 경기에선 프리시즌 들어 가장 적은 시간을 뛰었다. 후반 17분 크리스 우드 대신 교체 자원으로 투입됐다.

지난 3일 스타드 렌(프랑스)전에서 다시 선발 기회를 잡았으나 팀이 0-4로 뒤지던 후반 38분 에사파 오송과 교체될 때까지 뛰었지만 득점하지 못했다. 결국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마지막 친선 경기였던 지난 5일 프랑크푸르트(독일)전(0-0 무)에서는 벤치를 지켰다.

이런 흐름은 황의조가 개막전 무대에 서는 데 족쇄가 됐다. 애초 노팅엄 공격진은 지난해 1부 잔류를 이끈 주력 요원은 물론, 수준급 이적생이 즐비해 쉽지 않았다.

스티브 쿠퍼 감독은 빅클럽이 주시하는 웨일스의 2001년생 기대주 브레넌 존슨을 최전방에 두고 모건 깁스-화이트와 다닐루를 공격 삼각 편대로 뒀다.

노팅엄은 전반 26분 에드워드 은케티아, 전반 32분 부카요 사카에게 연속골을 허용하고 끌려갔다. 이때 쿠퍼 감독은 기존 공격수인 타이워 아워니이(후반 26분) 맨유에서 넘어온 안토니 엘랑가(후반 35분), 역시 지난 시즌 팀 공격에 이바지한 장신 공격수 크리스 우드(후반 45분) 등을 투입했다. 결국 후반 38분 엘랑가의 도움을 받아 아워니이가 만회골을 넣었다.

노팅엄이 1-2로 졌지만 아스널 적지에서 변화를 통해 성과를 냈다. 쿠퍼 감독이 지향하는 기동력, 타깃형 등 상황에 따른 공격수 기용 밑그림에 황의조는 없어 보였다.

결국 황의조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제 가치를 보이는 수밖에 없다. 노팅엄은 19일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EPL 2라운드를, 26일 맨유와 3라운드를 각각 치른다. 그리고 29일 번리와 리그컵 경기도 있다. 황의조로서는 최소 컵 대회에서 기회를 얻어야만 초반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을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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