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일단 메웠다.

한국도로공사는 2022~2023시즌 이후 5명이 FA(자유계약) 자격을 얻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0%의 기적을 써냈던 주전 선수들이었다. 박정아를 비롯해 정대영과 배유나, 전새얀과 문정원이 그 주인공인데, 박정아와 정대영은 각각 페퍼저축은행과 GS칼텍스로 적을 옮겼다.

아웃사이드 히터와 미들블로커진에 공백이 생겼다. 박정아는 2017~2018시즌부터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은 그는 한 시즌 만에 팀 창단 최초 통합우승을 끌었다. 이후에도 팀의 한쪽 날개를 꾸준히 지켜왔다. 미들블로커 정대영 역시 ‘베테랑’으로서 노련함으로 팀 중앙을 책임졌다.

팀 내에는 당장 이들을 대체할 선수가 없었다. 날개와 중앙의 공백에 차기시즌 도로공사를 향한 기대감은 한층 낮아지는 듯했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도로공사는 박정아의 FA 보상선수로 세터 이고은을 지명했다. 주전 세터를 뺏긴 페퍼저축은행은 다시금 미들블로커 최가은과 2023~2024시즌 신인선수 1순위 지명권을 묶어 이고은과 2라운드 지명권 트레이드를 요청했고, 도로공사가 받아들였다.

승자가 됐다. 신인드래프트 1순위는 지난시즌 순위 역순으로 배분되는 확률 추첨으로 이뤄지는데, 1위로 1%밖에 되지 않았던 도로공사는 35%의 페퍼저축은행 지명권을 더해 36%의 확률을 확보해 ‘최대어’ 김세빈을 품었다.

‘배구인 집안’에서 자라난 미들블로커 김세빈은 188cm 신장에, 빠른 속공에 능하다는 평가다. 프로에서 당장의 경기력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김세빈에게는 충분히 기회를 줄 계획”이라면서, 배유나를 중심으로 최가은과 김세빈을 번갈아 기용할 것을 예고했다. 미들블로커 한 자리 공백을 채운 셈이다.

날개쪽 공백도 일단 메웠다. 앞서 도로공사는 정관장 스파크스와 2대 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아웃사이드 히터 고의정과 세터 박은지를 데려오면서, 아웃사이드 히터 김세인과 세터 안예림을 내줬다. 동포지션의 트레이드지만 김세인보다는 고의정이 높이와 공격력이 좋다. 임명옥과 문정원 등 안정적인 리시브 라인에서 고의정은 리시브 부담을 덜 수 있고, 공격력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다. 또 아시아쿼터인 타나차 쑥솟(태국)에게도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직전 시즌 0%의 기적을 써낸 도로공사의 차기시즌 준비가 매끄럽게 진행되고 있다. 비시즌 동안 가려운 곳을 긁은 셈이 됐다. 한 관계자는 “도로공사가 박정아, 정대영의 공백을 메운 것 같다. 전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