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항저우=박준범기자] “이겨냈으니 모든 게 경험이 됐다.”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 ‘캡틴’ 백승호는 7일 중국 항저우 황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일본과 결승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구실을 완벽하게 해내며 팀의 2-1로 승리에 이바지했다. 대회 3연패 위업을 달성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백승호는 황선홍호의 와일드카드이자 캡틴이다. 그래서인지 책임감과 부담감이 다른 선수들보다 컸다. 다만 백승호는 조별리그와 토너먼트를 통해 여러 차례 실수를 범하기도 했다. 황선홍호의 대회 첫 실점의 빌미도 백승호의 볼 컨트롤 실수에서 나왔다. 그를 향한 비판 여론도 생겨났다. 그만큼 중요한 포지션이었기 때문이다.
경기 후에는 울컥한 듯 눈물을 보였고, 황 감독과 진한 포옹으로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백승호는 “끝까지 목표를 위해 다해준 동료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간절했고 이기고 싶었다. 다들 너무 간절하게 준비한 시간이었다”라고 평가했다.
백승호는 황 감독과 오랫동안 포옹하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는 “대회 전에 감독님도 마음고생하셨고 신경 쓰실 게 많았다. 대회 중간중간에도 고생하셨다. 나한테도 고생했다고 말씀해 주셨다”라며 “계속 울컥했다. 감독님이 나를 믿고 주장을 맡겨줬다. 걱정보다 설렜고, 재미있었다. 부담감도 책임감도 크게 느꼈다. 감사하게도 다 잘 따라와 줘서 힘들기보다 즐겁게 했다”라고 주장으로서 대회를 마감한 소회도 말했다.
더욱이 백승호는 우즈베키스탄과 4강전이 끝난 뒤 이례적으로 취재진에게 불만 아닌 불만을 토로했다.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그런 상황이 왔다. 우즈베키스탄전 경우는 말씀드릴 게 없다”라며 “열심히 하다가 파울을 했고 슛이 날아왔는데 피할 수도 없지 않나. 어떻게 해야 만족할지도 되묻고 싶다. 주변에서도 이야기하는 데 신경을 안 쓸 수는 없다. 나도 아쉽고 선수들한테도 미안하다. 믿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백승호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첫 번째, 두 번째 실수는 제가 잘못한 것이다. 세 번째는 억울한 것도 있었다. 동료들에게도 미안했고, 속상했다. 멘탈적으로 괜찮았는데 우리를 흔들려고 하는지 의도가 궁금했다. 이겨냈으니 다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한층 성숙함을 보였다.
“터닝포인트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백승호는 누구 한 명에게 공을 돌리지 않았다. 그는 “한 명을 선택하기 어렵다. 한 경기도 못 뛴 (김)정훈이도 그렇고 고생이 많았다”라며 “마지막 골을 넣은 (조)영욱이나 8골 넣은 (정)우영이, 막내인 (황)재원이와 (이)한범이 그리고 와일드카드 모두가 고생했다”라고 동료들을 한 명씩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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