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제주=박준범기자] “쥐어짜내서 우승컵을 들어올리겠다.”

포항 스틸러스는 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대한축구협회(FA)컵 제주 유나이티드와 4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다. 포항은 오는 4일 홈인 포항 스틸야드에서 전북 현대와 결승을 치른다. 포항은 2013년 우승 후 10년 만에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

대혈투였다. 포항은 전반 43분 서진수에게 선제 실점하며 끌려 갔지만 후반 15분 김인성이 동점골을 넣었다. 연장까지 흐른 승부에서는 득점하지 못했고,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4-3으로 극적으로 승리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거꾸로 우리가 연장전으로 향했다. 3개 대회를 병행하다 보니 선수들이 안 쓰러웠다. 끝까지 집중력 잃지 않았다”라며 “전반전에는 사실 답답했다. 제주가 공간을 내주지 않고 역습을 진행했다. 후반에 전술적으로 변화를 줬다. 쥐어짜내서 우승컵을 들어올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신광훈 대신 심상민을 투입했다. 심상민을 왼쪽 측면으로 배치했다. 김 감독은 “상민이가 투입되면서 헤이스를 힘들게 했다. 아마 정조국 대행도 헤이스를 바꾼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측면 공격이 잘 통했다. 밀집 수비를 벌리면서 경기를 만들어갔던 게 주효했다”라고 설명했다.

휴식을 취할 시간도 없다. 포항은 오는 4일 전북과 결승에서 만난다. 전북은 2연패를, 포항은 10년 만에 FA컵 우승에 도전한다. 김 감독은 “전북한테 올 시즌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3승1무다. 전북이 우리보다 능력이 좋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플레이했으면 좋겠다”라며 “10년 전의 좋은 기억도 있다. 제주를 4강에서 이기고 전북을 꺾고 우승했다. 그런 좋은 기억들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골키퍼 황인재는 승부차기에서 한 차례 선방과 한 차례 실축을 유도했다. 김 감독은 “확실히 좋아졌다. 실수가 나오긴 했다. 집중을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