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의 꿈은 좌절됐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조기 잔류 확정으로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
제주는 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FA컵 4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석패했다. 정조국 감독 대행은 미드필더 김봉수를 기존 위치보다 한 칸 더 전진해 기용하는 변칙을 썼다.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하는 동시에 수비적인 안정감을 갖추겠다는 의도였다. 전반 43분 서진수의 선제골로 리드도 잡았다.
하지만 제주는 후반 들어 급격히 체력적인 문제를 드러냈고, 후반 15분 포항 김인성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이후 제주는 이렇다 할 반격을 하지 못한 채 수비진을 내려 지키기에 급급했다. 결국 승부차기에서도 2명이 실축하며 무릎을 꿇었다. 홈에서 19년만에 FA컵 결승과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제주의 꿈도 좌절됐다. 제주는 전신인 부천SK 시절인 2004년에 FA컵 결승에 진출했다가 승부차기 끝에 준우승에 머문 바 있다.
제주에 남은 현실적인 목표는 조기 잔류 확정이다. 제주는 파이널B로 추락해 9위에 자리하고 있다. 파이널 B에서는 FC서울(승점 53)과 대전하나시티즌(승점 47)이 잔류를 확정했다. 제주(승점 39)가 다음을 노리고 있다.
강등권인 10위 수원FC(승점 32)와 격차가 7점이다. 수원FC와 맞대결이 아직 남아 있으나 36라운드 결과에 따라 잔류를 확정할 수 있다. 제주는 오는 11일 서울과 36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36라운드에서도 수원FC와 지금의 격차가 유지된다면 잔류를 확정한다. 36라운드 서울전과 37라운드 대전전도 홈에서 열리는 경기인 만큼, 선수단은 홈에서 연승을 달성한 뒤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정조국 감독 대행은 FA컵 탈락 후 “큰 경기를 통해 반등하려고 했던 것도 사실이다. 많은 에너지를 쏟은 선수들에게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잔류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잘 인지하고 있고 나도 책임감 갖고 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제주가 조기에 잔류를 확정한다면 내년 구상에도 힘을 쏟을 수 있다. 선수단 구성은 물론 팀을 새롭게 이끌 감독도 물색해야 한다. 제주는 모든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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