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올해 K리그 시상식의 최대 다크호스. 바로 이정효 광주FC 감독이다.
이 감독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선정한 ‘2023 하나원큐 K리그 대상 시상식’ 감독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1부 리그 데뷔시즌에 최고의 감독에게 주어지는 상에 도전하게 됐다.
예상 가능했던 결과다. 이 감독은 올해 K리그1의 이슈 메이커였다. 지난해 광주의 K리그2 우승과 승격을 이끈 이 감독은 1부 리그에서도 경쟁력을 증명했다. K리그1에서 가장 적은 수준의 예산을 쓰고도 성적은 상위권에 있는 지금의 결과가 이 감독의 실력을 증명한다. 광주는 37경기에서 16승10무11패 승점 58을 기록하며 3위에 올라 있다.
이 감독은 광주 구단 역사상 최다승, 최다승점, 최고순위 등을 모조리 갈아치우며 새 역사를 썼다. 현재 순위면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진출이 가능하다. 순위가 한 계단 떨어져도 챔피언스리그2에 나갈 수 있다. 파이널A에 오른 것도 대단한데 아시아 무대까지 노크한다. 올해 이 감독은 ‘기적의 팀’을 만들었다.
단순히 성적만 좋은 게 아니다. 광주는 어떤 팀을 만나도 경기를 주도하는 능동적인 축구 스타일로 호평을 받았다. 리그에서 세 번째로 많은 골을 넣고도 최저실점을 기록하는 등 짜임새 있는 팀으로 정착했다. 선수 구성만 놓고 보면 강등권에 있어도 이상하지 않지만, 이 감독 특유의 공격적인 축구로 성적까지 잡았다. 울산 현대, 전북 현대 등 강팀들도 광주에 고전하는 양상이 매번 나올 정도였다.
덕분에 광주는 이순민, 정호연, 엄지성, 허율 등 A대표팀부터 각 연령대 대표팀 선수를 배출했다. 성적과 경기력, 여기에 선수 육성 등 모든 면에서 이 감독은 최고의 역량을 뽐냈다.
이게 다가 아니다. 이 감독은 경기 외적으로도 많은 화제를 뿌렸다. 거침없고 화끈한 발언과 도발은 때로는 선을 넘는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K리그 전체로 보면 많은 이야깃거리를 양산했다. 호불호가 갈리는 이미지에도 스타성 면에서는 올해 감독 중 으뜸이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다. 실제로 이 감독은 주제 무리뉴 AS로마 감독에 비교되며 ‘K-무리뉴’라 불리기도 했다. 실력이 뒷받침되는 화법이라 이제 축구계에서도 이 감독의 스타일을 인정하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선수 시절에는 무명에 가까웠지만, 올해 K리그 감독 중에서는 늘 이슈를 몰고 다녔다.
올해 K리그1에서 유력한 감독상 후보는 단연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이다. 울산의 2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기 때문에 가장 많은 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우승 타이틀에 이름값을 합치면 홍 감독의 수상을 점칠 수 있다. 하지만 이 감독이 올해 보여준 역량과 실력을 보면 홍 감독을 위협할 다크호스가 되기엔 충분하다.
이 감독과 함께 후보에 오른 김기동 포항 스틸러스 감독도 2020년 3위에 오른 후 감독상을 받은 적이 있다. 광주는 포항보다 열악한 팀인데 비슷한 성과를 낸 만큼 이 감독도 후보 자격은 있다.
투표는 각 구단 감독, 주장 각각 30%, 미디어 40%의 표를 합산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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