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최대어의 행선지가 결정됐다. 시장도 본격적으로 움직인다. 오타니 쇼헤이(29)가 10년 7억 달러(약 9240억원) 신기원을 이루면서 이정후(25)를 비롯한 FA의 협상도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오타니가 LA 다저스 유니폼을 선택함에 따라 다른 FA의 유니폼도 하나둘 결정될 시기가 왔다.

모두가 이 순간을 기다렸다. 전 세계 야구팬은 물론, 오나티의 선택을 고대했던 구단. 그리고 오타니 외에 FA까지도 오타니 계약이 스토브리그 시작점으로 봤다. 최고 선수가 최고 규모 계약을 맺은 후 다른 FA 계약도 하나둘 성사된다. 오타니를 노렸던 팀들이 다음 플랜을 가동하기 때문이다.

역대 KBO리그 선수 최대 규모 계약이 유력한 이정후도 마찬가지다. 스토브리그 FA 외야수 중 코디 벨린저 다음으로 평가받는 이정후를 향한 본격적인 오퍼가 이제부터 나올 것이다. 이정후도 일찍이 준비를 마쳤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에 머물며 언제든 협상 테이블에 앉을 계획이다. 협상은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하지만 이정후도 동행하면서 빅리그 구단으로부터 자신에 대한 평가와 계획을 듣는다.

지난 윈터 미팅까지 이정후의 행선지로 유력한 구단은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뉴욕 메츠다. 샌프란시스코와 메츠는 오프시즌 과제로 외야 보강을 천명했다. 샌디에이고는 뉴욕 양키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외야 두 자리에 공백이 생겼다. 코너 외야수 후안 소토와 중견수 트렌트 그리샴이 양키스로 이적함에 따라 빈자리를 채울 외야수가 필요하다. 이정후는 빅리그에서도 중견수는 물론 외야 세 자리에 모두 능한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또 다른 팀이 나올 수 있다. 경쟁 구도가 형성되면 계약 규모는 더 커질 것이다. 벨린저 영입을 노리는 팀이 벨린저를 잡지 못하면 이정후로 선회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현재 벨린저의 유력 행선지로는 보스턴, 시카고 컵스, 샌프란시스코 등이 꼽힌다. 샌프란시스코가 벨린저와 계약하면, 보스턴과 컵스의 시선이 이정후로 이동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향한 선수 중 최고 금액은 2013년 류현진의 6년 3600만 달러였다. 당시 입찰식으로 진행된 포스팅에서 포스팅 비용까지 포함하면 류현진의 가치는 5100만 달러를 넘었다.

이정후는 자신이 받는 금액만으로 10년 전 류현진의 계약 규모를 넘을 전망이다. 현지 언론은 이정후가 4년 5600만 달러부터 8000만 달러 사이의 계약을 맺을 것으로 예상한다. ‘코리안 이치로’라는 별명을 붙이며 정교한 콘택트 히터이자 중간 이상의 중견수 수비를 보여줄 외야수로 내다본다.

흥미로운 점은 이정후와 시장을 공유하는 벨린저의 에이전트 또한 보라스라는 것이다. 수요 구단이 중복되는 점을 최대한 활용해 벨린저와 이정후 모두에게 최고의 계약을 끌어낼 확률이 높다. 보라스는 늘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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