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꼭 어필하고 싶습니다!”

삼성 ‘캡틴’ 구자욱(30)이 팀 내에서 유일하게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올시즌 ‘재기’에 성공했다. 내년이 중요하다. 그리고 필요한 선수를 말했다. ‘끝판대장’ 오승환(41)이다.

오승환은 삼성의 내부 FA 가운데 하나다. 2023시즌 후 김대우-강한울과 함께 FA 자격을 얻었고, 자신의 권리를 행사했다. 해외 진출로 인해 KBO리그 FA는 이번이 처음이다.

계약 소식은 아직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종열 단장과 협상 담당자가 계속 만나고 있다. 서로 필요하다는 점은 확인했다. 난항이라고 할 상황은 아니다. 시간은 조금 더 필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오승환이 에이전트 없이 직접 협상하고 있다. 몇 차례 만났다.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있다. 개인 일정도 있는 것 같고, 1월에는 오키나와로 먼저 넘어갈 계획도 세웠더라. 연말이 끼어 있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마무리하겠다”고 짚었다.

삼성이나 오승환 모두 공감대는 형성한 상태다. 오승환은 “삼성이라는 팀이 없었다면 오승환이라는 야구 선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FA가 된 후에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 출근하며 몸을 만들고 있다.

실력이 말해준다. 2023시즌 58경기 62.2이닝, 4승 5패 2홀드 30세이브, 평균자책점 3.45를 만들었다. 후반기에는 20세이브, 평균자책점 2.20이다.

불펜이 약한 삼성이기에 가장 필요한 선수가 오승환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오승환의 필요성을 강조한 또 다른 이도 있다. ‘캡틴’ 구자욱이다. “꼭 어필하고 싶다. 레전드 아닌가. 꼭 필요하다”고 했다.

구자욱은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3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야수 부문 황금장갑을 품에 안았다. 삼성에서 유일하게 배출한 수상자다.

그는 “이종열 단장님 오셔서 팀 내 시스템을 많이 바꾸고 있다. 야구인이시다. 편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야구 이야기도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많이 공부하신 분이라고 들었다. 비시즌인데도 도움을 주시려고 엄청나게 노력하신다. 그에 맞춰서 우리가 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좋은 성적을 위해 베테랑의 힘이 중요하다. 구자욱도 고마움을 말했다. “내가 주장이었지만, 투수조는 오승환, 야수조는 강민호 선배님이 있다. 고맙다는 말을 너무 하고 싶었는데 못했다. 도움을 너무 많이 받았다”고 운을 뗐다.

오승환에 대해서는 “같은 아파트에 산다. 힘든 일이 있으면 불러내서 같이 걸으면서 이야기하고 그런다. 내가 예민한 성격인데 ‘그럴 수 있다’며 맛있는 것 사주시고 그랬다. 올해 그런 날이 유독 많았다.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다. 올시즌 제일 감사한 사람이다”고 설명했다.

오승환은 FA 상태다. 구자욱은 “우리 팀의 과거이자 현재이며 미래 아닌가. 범접할 수 없는 경험이 있는 선수다. 기댈 수 있는 사람은 (오)승환이 형밖에 없다. 좋은 계약 성사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이어 “선수로서 말하자면, 10개 구단 통틀어서 아마 형의 몸 상태가 가장 좋을 것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현실로 이뤄낸 선수다”며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나이 이야기가 계속 나오지만, 그래도 팀 내 최고 마무리 투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재윤을 FA로 데려오면서 불펜이 강화됐고, 오승환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분명 필요한 선수다. 구자욱도 계약 타결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