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LG가 조건부 승인을 풀었다. 선수의 뜻을 존중해 최고 무대에서 뛰는 것을 승인했다. 선수 또한 포스팅 마감에 앞서 계약을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LG 마무리 투수 고우석(26)이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LG 구단은 3일 “고우석이 포스팅 절차에 따라 최근 메이저리그(ML) 구단으로부터 오퍼를 받았다. 선수의 의사를 존중해 오퍼를 보내온 ML 팀으로 보내기로 결정했다. 이에 고우석은 금일 메디컬테스트를 포함한 계약 진행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고 밝혔다.

고우석에게 오퍼한 구단은 샌디에이고로 확인됐다. 미국 뉴욕 포스트 존 헤이먼은 이날 “한국 우투수 고우석이 샌디에이고와 계약을 앞두고 있다.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을 마무리 투수로 쓸 수 있다”고 전했다.

기대했던 것보다 계약 규모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최대 450만 달러로 알려졌다. 과거 오승환이 세인트루이스와 맺은 계약과 비슷한데 최근 ML 중간 투수들의 몸값을 고려하면 큰 금액은 아니다. 그럼에도 고우석은 일 년이라도 빨리 최고 무대에 도전할 뜻을 전했다.

도전할 가치가 있다. 최상의 시나리오가 펼쳐지면 도전의 결과는 찬란하게 빛날 것이다. 계약 기간 2년 동안 활약할 경우, 다시 ML에서 FA가 되면서 몸값은 치솟는다. 무엇보다 현재 샌디에이고 마무리 자리가 공석인 게 고우석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샌디에이고는 2023시즌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조쉬 헤이더가 FA로 시장에 나왔다. 2024시즌을 재정비하는 기간으로 계획한 샌디에이고다. 예비 FA인 특급 타자 후안 소토도 트레이드를 통해 뉴욕 양키스로 보냈다.

그렇다고 고우석이 당장 클로저 자리를 장담할 수는 없다. 캠프부터 경쟁이다. 오승환이 그랬던 것처럼 기량을 증명하면 자연스럽게 기회가 온다. 9회 등판하는 투수로 올라서고 활약하면 빅리그 도전은 대성공이다.

LG 구단 입장에서도 나쁘지 만은 않다. 2024시즌 후 KBO리그에서 FA가 되는 고우석의 몸값 부담을 덜게 됐다. 이미 샐러리캡 기준선과 마주한 상황에서 팀 연봉 관리가 용이해진다. 함덕주, 유영찬, 백승현, 김진성 등 마무리 투수 후보군도 많다.

물론 2024시즌 연속 우승을 두고는 굵직한 과제와 마주한 LG다. 후보군 중 누군가는 고우석을 대신해야 한다. 2024시즌 판도 또한 LG 마무리 투수에 달렸다.

고우석은 2019년부터 마무리투수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2022시즌 61경기 60.2이닝 4승 2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다만 2023시즌에는 44경기 44.0이닝을 소화하며 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했다. 부상으로 인해 기복을 겪었다.

샌디에이고행이 확정되면 빅리그 정규시즌 데뷔전은 미국이 아닌 서울 고척돔에서 할 확률이 높다. 샌디에이고는 3월 20일과 21일 고척돔에서 LA 다저스와 개막 2연전을 치른다. 오타니 쇼헤이와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등에 맞서 고우석이 고척돔 마운드에 설 수 있다. 고우석 뒤에는 김하성이 자리한다. 빅리그 서부팀의 맞대결이지만 한일전의 성격도 짙은 ML 서울시리즈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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