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체조경기장, 주경기장을 가득 채우며 ‘최초’ 수식어를 갈아치웠던 아이유가 상암벌도 정복했다.

아이유가 21일과 22일 양일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2024 아이유 월드 투어 콘서트 앙코르: 더 위닝’을 열고 총 10만명의 유애나(공식 팬덤명)를 만났다. 지난 2022년 올림픽주경기장에 단독 입성했던 아이유는 월드컵경기장까지 입성하며 무려 두 개의 스타디움을 섭렵하는 최초의 솔로 여가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앙코르 콘서트 ‘더 위닝’은 ‘승리를 위해 달려온 여정의 마지막 챕터’이자, 국내 솔로 아티스트 최초로 5개월간 18개 도시를 돌며 팬들과 가까이서 호흡한 아이유의 월드투어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공연이다.

서울 공연 마지막날인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 인근은 아이유 콘서트를 보러 온 수많은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공연이 시작하고 아이유가 무대 한가운데 등장하자 공연장은 함성 소리로 가득 찼다. 오후 7시 해가 저물고 미니앨범 ‘더 위닝’의 타이틀 곡 ‘홀씨’로 화려한 포문을 열었다. 이어 ‘잼잼’으로 오프닝 무대를 장식한 아이유는 시작부터 열정적인 무대로 환호성을 일으켰다. 특히 형형 색색으로 공연장을 가득채운 5만개의 응원봉이 그라데이션으로 물들어 가는 모습은 장관을 연출했다.

오프닝 무대 후 아이유는 “앉아계신 방석 잊지 말고 꼭 가져가 달라. 새로운 선물 망원경도 준비했다. ‘더 위닝’에서 콘셉트적인 오브제이기도 하고 멀리서 보시는 분들이 저를 조금이라도 가까이 보시라고 준비한 선물이니 유용하게 쓰시길 바라겠다”고 말했다. 또 “쓰레기는 나가실 때 가져가서 버려달라”라며 고개 숙여 부탁했다.

대형 공연장답게 큰 공간을 활용한 연출도 돋보였다. 드론과 레이저 그리고 리프트를 이용해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특히 그네를 연상케하는 리프트로 마치 공중을 나는 듯한 연출이 압권이었다.

아이유는 새 앨범 ‘더 위닝’에 수록된 ‘러브 윈즈 올’ ‘쇼퍼’ ‘관객이 될게’ 등 외에도 ‘셀러브리티’ ‘블루밍’ ‘라일락’ ‘너의 의미’ ‘밤편지’ ‘너랑나’ 등 주옥같은 히트곡 퍼레이드가 이어졌다. 아이유가 새로운 곡을 부를 때마다 공연장에는 우뢰와 같은 떼창이 터지곤 했다.

특히 ‘관객이 될게’ 무대에서 떼창이 터져나왔다. 아이유는 “관객들이 저를 사방에서 둘러싸고 계실 때 부르고 싶었다”며 “여름이 갑자기 끝난 거 같다. 리허설 때까진 여름이었는데 길었던 여름이 가고 반가운 가을의 시작에, 이렇게 날 좋은날 아이유의 콘서트를 선택해 주셔서 감사하다. 관객으로서 저를 바라봐 주시는 눈빛이 정말 사랑스러워서 내가 관객의 입장에서 나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같은 마음을 보내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작사를 했다. 저의 관객이 되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아이유는 이날 공연에서 최초로 미발매곡 ‘바이 썸머’를 선보여 이목을 모았다. 일렉기타를 잡고 직접 기타연주와 함께 밴드 사운드의 청량한 보컬을 선보였다.

신곡에 대해 아이유는 “이번 투어를 하면서 인생에서 가장 긴 여름을 보냈다. 서울과 그 다음 도시였던 요코하마를 제외하고는 더운 도시였어서 3월부터 쭉 여름을 보냈다”며 “여름을 정말 싫어하는 사람인데 이번 여름이 너무 좋았다. 상암에서 공연하면서 여름이 떠나가줄 줄은 몰랐는데 마침 어제부터 맑은 저녁 하늘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제가 가삿말을 적었다”고 설명했다.

후반부 밤하늘을 수놓은 드론쇼로 화려한 스케일의 절정을 보여줬다. ‘라스트 판타지’에 맞춰 밤하늘에 별처럼 드론쇼가 펼쳐졌고 특히 아이유의 노래처럼 홀씨 모양의 드론이 흩어지는 모습이 깊은 여운을 남겼다.

마지막곡 ‘러브 윈즈 올’을 앞두고 아이유는 “이 노래를 녹음할 때도 아픈 날 해서 그런지 살짝 쉰 목소리로 부른게 이입이 되더라. 가삿말 한자 한자 더 노력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아이유 콘서트를 보러가야지 하는 마음으로 힘든 날도 힘내시고 저를 기억해주시길 바란다. 저도 여러분의 아주 오래된 팬이다. 미움이 솟구치는 순간에도 그 끝에는 사랑이 있길 바란다”고 말한 뒤 열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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