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인천국제공항=김동영 기자] “자꾸 내려치던데요? 오히려 좋았어요.”
삼성 불펜에 새로운 힘이 될 임창민(39)이 선수단과 함께 일본 오키나와로 떠났다. 새 팀에서 치르는 스프링캠프다. 담담하게 각오를 다졌다. ‘울림’이 있었다.
임창민은 30일 출국에 앞서 “내가 왜 주목을 받는지 모르겠다”며 웃은 후 “비시즌 몸이 괜찮더라. 웨이트 무게를 올렸다. 괜찮은 것 같다. 어떻게 변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FA 계약을 했는데, 나이 때문에 그런지 다들 나를 내려치더라. 그게 즐거웠다. 반전의 여지가 생기는 것 아닌가. 올시즌 증명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또 있다. “나는 좀 아웃사이더 성향이다. 야구장에서 보면 아웃사이더 친구들이 또 나를 찾아온다. 보석 같은 선수들이 있다. 결국 뛰어나면 눈에 띈다. 누구든 빛날 수 있다. 내가 그 증거가 되면 좋지 않을까. 나로 인해 자신감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임창민은 지난 5일 삼성과 2년 총액 8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 3억원, 연봉 4억원, 옵션 1억원이다. 보장액만 7억원. 삼성이 적극적으로 구애했다. 이종열 단장이 “어렵게 모셔왔다”고 했을 정도다.
임창민은 “단장님이 적극적이셨다. ‘이 사람 왜 이러지?’ 싶기까지 하더라. 다른 팀도 연락은 왔다. 연락만 하고 끝이었다. 이종열 단장님은 정말 길게 설명하시더라. 그 적극성에 마음을 바꿨다”고 돌아봤다.
2023시즌 51경기 46.2이닝, 2승 2패 1홀드 26세이브, 평균자책점 2.51을 올렸다. 특급 성적이다. 리그 세이브 6위에 자리했다. NC 시절인 2017년 이후 6년 만에 20세이브를 넘겼다. ‘마무리 임창민’의 귀환이다.
삼성이 주목했다. 불펜 보강에 사활을 걸었다. FA 시장이 열리자 김재윤을 데려왔다. 임창민도 타깃으로 잡았다. 임창민까지 품었다. 1985년생으로 2024년 39세. 그래도 삼성은 충분하다고 봤다. 임창민도 자신감을 보인다.
사실 우여곡절이 많았던 투수다.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현대에 지명됐다. 후신인 히어로즈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신통치 않았다. 2012시즌 후 트레이드를 통해 NC로 향했다.
NC에서 터졌다. 2015년 31세이브-2016년 26세이브-2017년 29세이브를 일궜다. 2018년부터 마무리에서 내려왔다. 2021년에는 17홀드, 평균자책점 3.79를 만들고도 팀에서 나와야 했다. NC가 젊은 선수 위주로 가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2022년 두산에서 37세 시즌을 보냈고, 2023년 키움에서 38세 시즌을 마쳤다. 가는 곳마다 좋은 활약을 펼쳤다. 계속 나이 이야기가 나왔다. 임창민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렇게 39~40세 시즌을 삼성에서 뛰게 된다.
어려운 시간을 보냈고, 트레이드에 방출 경험까지 있다. 그래도 묵묵히 자기 공을 던졌다. 그렇게 쌓인 경기수가 487경기다. 122세이브 57홀드도 있다. 빼어난 실력에, 풍부한 경험까지 갖췄다. 여전히 리그 최정상급 불펜투수다.
이제 팀을 본다. “파크 팩터는 어쩔 수 없다. 개인 스탯은 안 좋아질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리드를 뺏기지 않는 것이다. 선수들과 함께하겠다. 나도 먼저 다가가겠지만, 선수들도 다가오지 않을까. 최대한 다 오픈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나보다 더 훌륭한 투수가 뒤에 두 명이나 있다. 내가 마무리는 아니지 않을까. 그 측면에서 부담이 덜하다. 잘 연결하겠다.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 감독님도 관리를 말씀하셨다. 몸도, 마음도 편하게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임창민은 “외부에서는 우리를 5강 외로 보더라. 내 생각은 다르다. 5강에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전력이다. 기대가 적으면 부담도 적은 법이다. 예상보다 높게 올라가면 또 얻는 것도 많지 않겠나. 자신감 갖고 하면 된다”며 선수단에 메시지를 전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