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배우 스티븐 연이 대니 조를 연기하면서 얻은 경험과 소회를 전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성난사람들’의 주인공 스티븐 연과 연출을 맡은 이성진 감독은 2일 오전 10시 화상 인터뷰에 참석했다.

넷플릭스 10부작 드라마 ‘성난 사람들’은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재미동포 도급업자 대니 조(스티븐 연 분)와 삶이 만족스럽지 않은 베트남계 미국인 사업가 에이비 라우(앨리 웡 분) 사이에서 벌어진 난폭 운전 사건을 블랙 코미디로 그린 이야기다. 지난해 4월 6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돼 넷플릭스 시청 시간 10위 안에 5주 연속 이름을 올리며 흥행했다.

한국계 미국인들이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성난 사람들’은 한인 교회의 모습 등 한국계 이민자들의 삶과 아시아계 커뮤니티가 겪는 차별과 어려움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아시아계 이민 2세대 분노와 고뇌를 잘 담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티븐 연은 ‘성난사람들’을 통해 에미상, 골든글로브, 크리틱스초이스에서도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앞선 수상소감에서 “대니를 연기하기 힘들었던 적도 있다”고 말했던 스티븐 연은 “대니는 수많은 사람에게 있는 수치심을 집약한 모습이 아닐까 했다. 대니의 특징적인 차별점은 그가 몹시 무력하다는 거다.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의 감정을 저도 공감한다. 저도 가장 불안하다고 느낄 때는 무력감을 느낄 때이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은 통제력을 잃어버린 사람을 연기하지만, 배우로서는 통제력이 있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대니는 그렇게 접근하면 안 됐다. 배우인 나조차도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하는 캐릭터였다. 그래서 두려움이 있었지만 그것도 내려놔야 했다. 대니라는 인물을 포기하는 건 자신을 포기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우리는 우리 모습 그대로 수용 되는 걸 원하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이민자의 현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스티븐 연은 “이민자의 현실은 제가 직접 겪었기 때문에 잘 알고 있었다. 감독님, 앨리 웡에게도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의 삶 속에서 참고할 수 있는 다양한 인물이 많았다. 서로 얘기해보면 어떻게 우리 삶 속에 있는 사람들이 다 똑같은지, 비슷한 형태의 사람들이 많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구체적인 경험을 하나씩 모으고 담아내되 그 이상의 것을 만들어내야 했다. 결국 인간성을 만들어내자가 목표였다. 우리의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작품에 녹여내려고 하지는 않았다. 우리의 것으로 소화하자는 게 컸다. 결과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참고한 경험은 있지만 우리 모두가 공통적으로 겪었던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