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예진 기자] 위태위태하다.
GS칼텍스는 오는 21일 정관장과 5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남겨뒀는데 1승4패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2023~2024 V리그가 5라운드 막바지에 돌입할 시점. 봄배구를 향해 힘을 쏟아부어야 할 시기에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위기를 맞았다.
GS칼텍스의 마지막 승리는 이달 초 6일 페퍼저축은행과의 5세트 경기였다. 당시 1, 2세트를 내주면서 패색이 짙었는데, 내리 세 세트를 챙기면서 겨우 패배를 면했다. 상대 외인 야스민이 결장했음에도 고군분투하면서 승점 2를 간신히 챙겼다.
이후 현대건설(1-3 패)과 한국도로공사(1-3 패), IBK기업은행(0-3 패)에 덜미잡혀 3연패를 떠안았다. 승점 단 1도 챙기지 못했다. 그사이 아래에 위치했던 정관장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3위(승점 47) 자리를 차지했다. 45점에서 제자리걸음을 지속한 GS칼텍스는 4위로 추락했다. 5위 IBK기업은행(승점 43)과 승점 차도 2로 줄었다.
심각한 건 실바 외에 득점을 지원해 줄 선수가 부재하다는 것이다. ‘주장’이자 에이스 강소휘는 물론 유서연과 권민지 등 아웃사이드 히터로 나서는 선수들의 경기력은 처참한 수준이다.
특히 강소휘는 올스타브레이크 이후 치른 다섯 경기에서 공격성공률 30%대에 그쳤다. 효율 역시 좋을 리 없다. 부상이 없음에도 시즌 초반과 같은 화력을 잃은 지 오래다. 팔꿈치 수술로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이 자리를 비운 지난 18일 IBK기업은행전에서는 한 자릿수 득점(8점)에 머물렀다. 공격성공률은 38.89%로 27점(공격성공률 51.02%)을 올린 실바를 지원하지 못했다.
생애 2번째 자유계약(FA)을 앞둔 상황에서 ‘최대어’로 불리며 마지막을 불태워야 할 시기에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보통 FA가 되는 선수는 자신의 가치를 최대한 증명하기 위해 경기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그래야 더 좋은 조건으로 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소휘는 오히려 가장 중요한 시기에 경기력이 떨어지고 있다.
아웃사이드 히터 쪽의 무게감이 살아나지 않는 게 고민이었던 GS칼텍스는 결국 아시아쿼터를 교체했다. 세터 아이리스 톨레나다를 보내고 태국 국가대표 출신 아웃사이드 히터 다린 핀수완을 영입했다. 구단은 “장기간 부상이었던 세터 안혜진이 조기 복귀함에 따라 김지원, 이윤신과 함께 세터진 운영이 가능해졌다. 아웃사이드 히터 자원의 전력 강화를 통해 팀 분위기 쇄신을 이루고자 진행됐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GS칼텍스가 차상현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지 못해 선수들이 ‘동기부여’를 상실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차 감독은 이번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종료되는데 재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한 배구계 관계자는 “이 시기가 선수단을 다루는 가장 어려운 시기다. 많은 고민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 조건의 정관장과 기업은행은 최근 힘을 최대한 쥐어짜며 봄배구를 향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정관장의 고희진 감독과 기업은행의 김호철 감독도 계약이 이번시즌까지인 것은 마찬가지다. 재계약 여부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결국 의지, 프로의식을 상기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일단 현실에 충실해야 하는 게 프로 선수의 의무다. 감독의 재계약 여부, FA 신분 획득 등 여러 변수와 관계없이 GS칼텍스는 지금에 100%를 쏟아야 봄배구로 가는 열차를 탈 수 있다. kk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