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 기자] “밑에서 지켜봤는데 지코가 긴장을 많이 했다.”

지코의 12년 지기 절친 크러쉬가 무대 위에 올라 한 말이다. 그 말처럼 지코는 긴장한 듯 중간중간 실수를 보였다. 하지만 무대를 후끈 달아오르게 하는 재주로 녹화현장을 음악 파티, 혹은 콘서트장 느낌으로 만들었다. 무엇보다 지코만의 자유분방함이 매력으로 다가왔다.

23일 지코가 첫 음악 프로그램 단독 MC를 맡아 화제를 모은 KBS2 ‘더 시즌즈-지코의 아티스트’ 1회 녹화현장이 공개됐다. 지코의 신곡 ‘스팟(SPOT!)’을 공개하는 날, 녹화분도 전파를 탄다.

앞서 ‘더 시즌즈’ 측은 지코의 트렌디함을 주무기로 전임 MC들과 차별화된 점을 보여주겠다고 예고했다. 그 말처럼 자신의 노래 ‘아티스트’로 포문을 연 지코는탁월한 에너지로 MZ세대 관객들을 휘어잡았다.

멘트에서도 젊음과 활기가 묻어났다. 연두색 마이크를 든 지코는 방청 온 관객 1,500명 앞에서 “저의 꿈의 무대이기도 했던 곳에 제 이름을 걸고 나왔다. 올해 도파민 중에 최고”라며 단독 MC를 맡은 기쁨을 표현했다.

첫 회 게스트 라인업도 화려했다. 다이나믹듀오로 시작해 최백호, 그룹 키스오브라이프, 비(정지훈), 코미디언 이용진, 크러쉬가 지코의 첫 단독 MC 도전을 함께했다.

다이나믹듀오는 역주행 곡 ‘에이오(AEAO)’와 챌린지 곡인 ‘스모크’를 부르며 분위기를 띄웠다. 지코는 ‘스모크’ 랩으로 지원사격에 나섰다. 다이나믹듀오와 지코는 엠넷 ‘쇼미더머니 6’ 등 컴피티션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한 인연이 있다. 지코는 “이렇게 보니까 남다르다”며 음악 방송에서 만난 소감을 전했다. 특히 학창시절 다이나믹듀오의 노래를 즐겨 들었다며 팬심을 드러냈다.

다이나믹듀오 최자는 “지코가 떠는 걸 처음 본다”고 말했다. 지코는 “안 떨리는 척하는 거다”며 웃음을 유발했다.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은 다이나믹듀오는 정규 10집을 발표했다. 지코가 지치지는 않는지 묻자 개코는 “저희는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였다. 그래서 번아웃이랄 게 딱히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데뷔 48년차 가수 최백호가 무대에 섰다. 관객은 MZ 세대가 대부분이었지만 1995년 발표한 ‘낭만에 대하여’를 부르는 최백호에 열띤 호응을 보냈다. 지코는 “‘가요계 3대 코’ 중 한 명”이라며 지코, 개코, 최백호를 언급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백호는 지코가 ‘찰나의 순간’에 내레이션으로 참여한 것을 계기로 인연을 맺었다고 밝혔다. 특히 매니저 없이 직접 운전하며 공연을 한다고 알려져 감탄을 자아냈다. 최백호는 “내 삶의 가장 행복한 순간은 노래하는 순간이다”고 말했다.

그룹 키스오브라이프는 세 번째 게스트로 무대에 올라 ‘미다스 터치’를 불렀다. 지난해 7월 데뷔한 키스오브라이프는 제33회 서울가요대상 뉴웨이브 스타상, 제21회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신인상 등을 받은 신성이다.

지코는 “1차 미팅부터 소개하고 싶은 가수로 꼽았다”고 밝혔다. 리더인 쥴리는 “음악 프로그램에 나오는 게 처음이다. 다들 소리 지르고 엄청 설렜다. 지코 선배님이 우리를 추천했다고 해서 믿어지지 않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키스오브라이프는 ‘미다스 터치’로 멜론 톱100 차트 60위까지 올랐고, 빌보드200에도 진입했다. 태국 멤버인 나띠는 “연습생 시절 빌보드 진입이 꿈이었다. 처음엔 누가 조작한 줄 알았다. 기분 좋아지라고 사진 만든 줄 알았는데 진짜였다”며 웃었다.

지코는 “이미 업계에서 칭찬이 자자하다. BTS 정국, 비비, 지코 등이 공개적으로 호감을 드러냈다”고 칭찬했다.

가수 비가 등장하면서 녹화는 절정에 달했다. 비는 황금빛 비즈 상의를 입고 무대 위에 오른 비는 ‘태양을 피하는 방법’과 ‘레이니즘’, ‘잇츠 레이닝(It’s Raining)’을 열창했다. 그는 자신의 상의를 가리키며“마음 같아서는 이 옷을 찢어버리고 싶다”고 했다. 이어 “제가 여기서 찢으면 첫 방송부터 어려워질 수 있다. 안 찢는 게 좋을 것 같다. 6월 8일, 9일에 공연을 한다. 그때 많이 찢을 거다”고 말했다.

비와 지코는 ‘서머 헤이트’ 곡으로 인연을 맺었다. 지코는 비에게 “저희의 첫 만남 기억나시냐”며 “저희 첫 만남 장소는 녹음실이었다. 제가 직접 연락처를 수소문해서 연락했다”고 첫 만남을 설명했다.

SBS ‘수학없는 수학여행’(2023)을 통해 지코와 친분을 쌓은 코미디언 이용진은 뜻밖의 가창력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그는 ‘나와 같다면’을 가수 김연우 버전으로 열창했다.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마이크 없이 가창력을 뽐내 환호를 이끌었다. 크러쉬도 ‘눈물의 여왕’ OST인 ‘미안해 미워해 사랑해’를 불러 감성에 젖게 했다. 이어 지코와 ‘오아시스’ 무대까지 선보였다.

녹화 막바지에는 지코가 신곡 ‘스팟(SPOT!)’을 깜짝 선공개했다. 관객의 호응 유도까지 완벽히 수행한 지코는 “첫 방송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지코로 찾아오겠다”고 약속했다. tha93@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