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효원 기자]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창작열이다. 올 초 미국 뉴욕에서 약 두달간 레지던시에 머물며 창작활동을 벌이다 귀국한 뒤 곧바로 신작들을 선보이는 대규모 개인전을 오픈했다.
서용선 작가는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원앤제이 갤러리에서 개인전 ‘New Works’(뉴 웍스)전을 개막해 오는 6월 23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에는 서용선 작가가 서울을 기반으로 뉴욕, 베이징, 파리 등 세계 각국에 머물며 포착한 도시 풍경 작품들이 소개된다.
서용선 작가의 작업은 도시, 사람, 역사 등 크게 3가지 주제로 구성돼있다. 그중 도시 시리즈는 대학 교수를 그만둔 후부터 뉴욕, 베이징, 파리 등 세계 대도시를 오가며 관찰한 인간 군상들의 삶과 정서를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세계 어디든 사람 사는 모습은 다 비슷하지만 또 다른 부분도 존재하기에 도시마다 닮은 듯 다른 분위기를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서용선 작가는 “오랫동안 완성을 못하고 있던 그림들을 이번 기회에 하려고 노력을 한 전시라고 할 수 있다”면서 “전반적으로는 도시에 대한 어떤 변화를 담았다. 특히 근래 들어서 나도 모르게 그림을 그려놓고 보니까 오히려 대상이 나를 이렇게 표현하게끔 만든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현대인들이 전철 안에서 얘기를 안 한다. 휴대폰 때문에. 그림이 달라진 걸 알게 해주는 전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작가의 말처럼 대도시 사람들은 대부분 혼자 걸어가면서 휴대폰을 보고 있다. 문명은 발달했지만 사람들은 더 외로워진 듯 보인다. 작가의 작업 속 사람들의 모습이 도시인의 외로운 숙명을 보여준다.
이채로운 화면 구성의 작품도 새롭게 등장했다. 바로 나무 합판을 독특하게 잘라 설치한 작품이다. 비정형의 화면에 강렬한 색이 어우러져 시선을 사로잡는 자화상이 완성됐다.
서용선 작가는 “화면을 분할해서 이미지를 연결시켰다. 가장 최근작인데 건축의 폐자재를 이용했다. 뉴욕에서 머무르던 공간의 주인이 실내를 다 뜯어고치는데 거기서 못쓰게 된 폐자재를 가져다 작업했다”고 말했다.
정형화된 사각 캔버스를 벗어난 그림은 서용선 작가의 지칠줄 모르는 실험정신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화수분처럼 솟아나는 창작열의 소유자다운 실험이다.
서용선 작가는 전시회를 끊임없이 열어 대중들과 만나는 작가로 유명하다. 지난해에는 7~10월 아트선재센터에서 1, 2부에 걸쳐 대규모 전시회를 열었고,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5일까지 서울 마포 문화비축기지에서 개인전 ‘서용선 프로젝트: 암태도’전을 펼쳤다. 지난 2~3월에는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자화상 전시회를 열었다.
혹자는 이처럼 쉼없이 전시회를 여는 서용선 작가에 대해 전시회를 너무 자주 연다는 평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서용선 작가는 이같은 주변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나는 그림을 그리는 노동자”라는 서용선 작가는 노동자답게 매일매일 성실하고 치열하게 자신의 업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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