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사운드 괜찮은데…”
운전자에게 음악은 중요한 파트너다. 차에 오래 머물거나, 막히는 도심, 고속도로를 달릴때 음악은 친구가 되어준다.
이번에 시승한 렉서스 RX500h.
출발에 앞서 사운드 체크부터 했다. 유튜브에서 아하(A-ha)가 지난해 발표한 ‘Between The Halo And The Horn’을 골랐다. 마크 레빈슨 21개 스피커에서 중후하고 심오한 북유럽 모던록의 사운드가 입체적으로 울려퍼진다. 선명한 음향에 서브 우퍼가 풍부한 저음역대를 구현한다.
첫 소절을 듣자마자 “아, 좋다~”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터져나왔다.
그동안 유명 스피커를 장착한 여러 차종을 타봤다. 대부분 나무랄데 없었지만, 고음이 날카롭거나 우퍼가 좀 강한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렉서스 RX500h의 마크 레빈슨은 사운드의 균형감이 전체적으로 단단하게 잡혀있어, 음악을 오랜 시간 감상하기에 탁월하다.
차량의 디자인은 첫 눈에도 유니크하다. 날이 서 있으면서도 매끄러움을 긴장감 있게 유지다.
운전석은 사이드 서포트를 깊고 낮게 설계한 딥헝(Deep-Hung) 구조라 안락하다.
14인치 터치형 디스플레이는 직관적이긴 한데, 크기와 형태에서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차량 곳곳의 세심함은 돋보인다. 핸들의 크루즈버튼, 볼륨조절 장치 등에 손을 대면 헤드업 디스플레이(차량 전면 유리의 운행정보)에 뜬다. 굳이 핸들을 안봐도 조작할수 있다.
사이드미러를 도어에 붙여 좌우측방 시야도 넓다. 모두 안전운전에 도움이 된다. 좌우로 열 수 있는 콜솔박스와 높낮이가 조절가능한 컵홀더에서도 배려가 감지된다.
승차감은 얌전하지 않다. 야성미가 있다. 적당한 엔진음과 함께 손맛이 예상보다 묵직하다. 차량 자체의 무게감이 아닌 아스팔트 바닥을 잡고 달리는 감각이다.
가속과 브레이크 페달은 무르지도 강하지도 않게 밸런스를 맞췄다. 차가 따로 놀지 않고 운전자와 잘 호흡한다.
RX500h의 심장은 2.4L 터보 엔진 하이브리드로 최고출력(ps/rpm) 275/6000이다. 연비는 복합10.0/도심9.4/고속10.7km/L다. 운행모드는 전기모터로만 달리는 EV모드, EV주행이 메인이면서 필요시 엔진이 개입하는 오토EV 하이브리드 모드, 배터리 충전상태에 따라 엔진과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모드, 배터리 충전이 필요하면 엔진 구동으로 충전하는 배터리 차지 모드가 있다.
시승을 마치고 미국에 있는 동생에게 연락했다. 미국은 리스가 일반화 되어 있어, 동생은 차를 여러번 바꿨는데 한국,독일,미국,일본차를 두루 섭렵했다. 특히 렉서스의 경우 RX350,ES300,GS350을 번갈아 10년간 몰았다. 최근엔 현대 팰리세이드를 타고 있다. 렉서스 GX460과 저울질하다가, 실내공간이 더 넓은 팰리세이드를 선택했다.
동생은 렉서스를 오랜 기간 탄 이유에 대해 “렉서스가 좋은 건, 걱정이 없다는거다. 고장없이 마음 편하게 탈 수 있다. 아예 잔고장이 없다곤 할 순 없지만, 엔진 등 주요 부품에서 문제가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렉서스를 선택하는 이유로 많은 이들이 고장이 적다는 점을 언급한다. 하지만 여기엔 운전성향과 주행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외에도 렉서스RX500h에 눈길이 가는 이유는 있다. 다양한 안전 기술이다.
긴급 제동 보조시스템(PCS), 차선추적 어시스트(LTA),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 도로 표지판 어시스트(RSA), 능동형 주행어시스트(PDA) 등 장착되어 있다.
긴급제동은 범위가 확대됐는데 보행자·자전거(야간), 오토바이(주간)를 감지해 제동에 개입한다. 또한 교차로 긴급제동보조, 긴급조향기능으로 충돌회피를 지원, 주행안전성을 높였다.
주차할 때 경고음을 무시하고 계속 후진해 봤는데, 그러자 차가 개입하며 스스로 멈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