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바람의 손자’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가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어깨 부상 때문이다. 주치의 검진을 통해 정확한 상태가 나올 전망이다. 밥 멜빈 감독은 우려를 표했다. 동시에 이정후에게 찬사도 보냈다.
샌프란시스코는 14일(한국시간) 이정후를 10일짜리 IL에 등재했다. 전날 당한 어깨 탈구 부상 때문이다. 심각할 수 있다는 점이 걸린다.
이정후는 전날 신시내티와 홈 경기에 1번 중견수로 출전했다. 1회초 수비에서 탈이 났다. 2사 만루에서 신시내티 제이머 칸델라리오가 중견수 방면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이정후가 따라붙었다. 펜스 앞에서 껑충 뛰며 포구를 시도했다. 간발의 차이로 닿지 않았다. 타구는 펜스 상단을 맞고 그라운드로 들어왔다. 3타점 2루타가 됐다.
이때 이정후가 펜스와 충돌했다. 불펜이 있는 쪽이었기에 오롯이 펜스가 있는 것이 아닌, 그물망처럼 된 곳에 충돌했다. 충격이 고스란히 이정후의 왼쪽 어깨 전해졌다.
이정후는 그대로 쓰러졌고, 일어나지 못했다. 트레이너가 나와 상태를 살폈다. 경기가 어렵다고 판단해 그대로 교체됐다. 4경기 만에 경기에 나섰는데, 한 타석도 소화하지 못한 채 빠지고 말았다.
큰 부상이라면 낭패다. NBC스포츠는 현지 의사의 의견을 전했다. “어깨는 미묘하다. 생각보다 탈구에 약하기도 하다. 수술이 필요하다고 나올 경우 복귀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단, 오른쪽 어깨가 아니라는 점은 차라리 다행이다. 던지는 팔이 아니다. 타격 때도 앞에 먼저 나가는 팔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 주치의 검진 결과가 중요하다. 큰 부상이 확인될 경우, 최악의 경우 시즌아웃까지도 갈 수 있다. 이제 고작 37경기 치렀다. 게다가 빅리그 1년차. 적응하고 있는 단계에서 날벼락이 떨어지는 셈이 된다.
샌프란시스코도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6년 1억1300만달러(약 1547억원)를 들여 영입한 자원이다. 주전 중견수다. 갑작스럽게 장기 이탈 가능성이 거론된다. 충격 그 자체다.
부상은 아쉽다. 그러나 멜빈 감독은 이정후의 플레이에 호평을 남겼다. “이정후는 기본적으로 팀을 위하는 선수다. 팀을 위해 뛴다. 그래서 이번 부상이 너무 아쉽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점이 더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1회부터 전력을 다했다. 상대편에서 큰 타구를 만들었다. 처리를 위해 전력으로 뛰었다. 팀을 위해 그렇게 했다. 그리고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이정후는 늘 팀을 위해 나서고 싶어 한다. 우리는 이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제나 야구에 진심인 선수다. KBO리그 시절부터 그랬다. 어차피 부상은 선수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발생한 일은 어쩔 수 없다. 큰 부상이 아니기를 바라야 할 상황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