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권력 3부작을 펼친 박경수 작가가 권력을 두고 기획한적이 없다고 밝혔다.

박경수 작가는 25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JW매리어트 동대문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돌풍’ 제작보고회에서 “지금 살고 있는 현실이 답답하다고 생각했다. 낡어버린 과거가 현재를 잠식하고 미래의 씨앗은 보이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백마를 타고 온 초인’은 믿지 않는다. 하지만 조 지금 답답한 현실에선 초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현실에서 불가능하니까, 드라마 속에서라도 초인을 만들고 싶었다. 그 초인이 숨 막히는 세상을 쓸어버리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토대를 만들면 어떨까해서 시작한 작품이 ‘돌풍’”이라고 말했다.

박작가는 전작에서 ‘전관예우’(전직 판사 또는 검사가 변호사로 개업하여 맡은 소송에 특혜를 주는 일)의 악랄한 관습을 꼬집고(‘추적자’), 재벌 권력의 추악함(‘황금의 제국’)을 담았다. 사법 권력의 썩은 욕망(‘펀치’)을 묘사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정치로 확장했다.

박 작가는 “저는 개인적으로 권력을 소재로 기획을 한 적은 없다.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인간의 이야기를 하다 보니 모순이 권력과 연관돼 있었다. 그래서 권력을 차용했다. 제 이야기에 권력 비판적 요소가 있다면, 현실의 권력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권력을 그린 것이 아니라, 몰락하는 인간을 그려왔다. 몰락하는 인간에 관심이 있다. 모든 몰락을 사랑한다. 불가능 함에도 끝까지 욕심을 놓지 못하고 끝까지 질주하는 인물이 박동호다. 작가는 평생 한 명의 인간을 그리고 변주한다고 했다. ‘돌풍’에선 박동호가 몰락하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돌풍’이 정치판으로 무대를 옮긴 가운데 특히 대통령이 임명한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가 아귀다툼을 한다는 측면에서 흥미가 높다.

박 작가는 “대통령이 임명한 행정 권력을 기획한 건 아니다. 한 인간이 신념이 붕괴될 때 굴종하느냐 아니면 타협하느냐, 패배를 시인하고 돌아서느냐는 많이 봐왔던 모습이다. 어떤 인간도 넘어서지 못한 선을 넘어가는 인간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 적절한 무대가 정치가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돌풍’은 오는 28일 공개된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