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 기자]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한동훈·원희룡 후보간 비방전이 격화하자 12일 두 후보에게 ‘주의 및 시정명령’을 내렸다. 당 내부에서도 자중하라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작심발언에 나섰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가 열렸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요즘 우리 국민들께 제일 걱정을 많이 끼쳐드리고 있는 것이 대한축구협회와 국민의힘 전당대회라는 말이 들려온다”고 운을 뗐다.
추 원내대표는 “많은 당원분들과 국민들께서 지금 전당의 갈등 양상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후보자뿐만 아니라 그 주변인 캠프에서도 갈등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규정 제34조에 따르면 당원이 아닌 자와 후보자가 아닌 국회의원, 당협위원장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게 돼 있는데 최근 양상을 보면 이 규정이 무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선관위에서 엄정하게 다스릴 것을 요구했다.
또한 “각 캠프의 실무자들은 당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면서 후보자간 갈등이 되지 않도록 도를 넘는 상호 비방전을 자제하라”고도 했다.
추 원내대표는 “선거보다 선거 이후가 더 중요하다”며 “후보자와 캠프의 화력은 거대 야당의 무도한 폭거와 싸우는데 쏟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갈 때까지 가보자’, ‘막말’, ‘진흙탕 싸움’이라는 혹평을 듣지 않도록 후보자 캠프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상호 비방을 자제하고 당원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선거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한동훈, 원희룡 후보는 설전을 펼치고 있다. 10일 한 후보는 “원희룡 후보의 보좌진이 청담동 술자리 허위 폭로의 장본인인 강진구가 운영하는 유튜브의 한동훈 후보 가족에 대한 비방 영상을 퍼 나르고 있다”며 “네거티브 공방을 멈추겠다고 첫 방송토론회에서 선언해 놓고 어떻게 이런 행위를 하는 것인지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원희룡 후보는 해당 보좌진을 문책하고 저열한 흑색선전을 멈추기 바란다”고 했다.
11일 원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사실 무근’ 한동훈 후보님, 거짓말이 들통나면 후보직 내려놓으시겠습니까”라며 “진짜 구태정치는 ‘한동훈식 거짓말 정치’”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 후보는 김경율 전 비대위원을 금감원장으로 추천했다는 보도를 ‘사실 무근’이라 했다”며 “총선 사천 의혹, 사설 여론조성팀 의혹도 무조건 ‘사실 무근’ 이라고만 한다. 사사건건 고소고발과 정정보도, 반박문을 내고 급기야 장관 직까지 걸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고 했다.
두 후보는 11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자 제2차 토론회에서도 난타전을 펼쳤다. 진흙탕 싸움이 계속되자 선관위가 공식적으로 제동을 걸었다. tha93@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