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효원 기자]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 일대가 백제 한성기의 역사를 품은 야외 미술 전시장으로 새롭게 조명된다. 서울시립미술관은 16일부터 송파구 풍납1동에 위치한 풍납토성 일대에서 ‘오픈 에어 뮤지엄 풍납토성’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풍납토성의 역사적 공간을 배경으로 한 다양한 예술작품을 선보이며, 이 지역의 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은 한국 실험미술의 거장 이승택의 야외 퍼포먼스 ‘지구야 놀자’와 ‘바람아 놀자’다. ‘지구야 놀자’는 지구를 상징하는 대형 애드벌룬을 자전거에 실어 풍납1동 골목길과 풍납토성 둘레길을 따라 이동하는 퍼포먼스로,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그 의미를 더한다. 이승택은 1990년대 초부터 직경 3~7m 크기의 고무풍선에 유화물감으로 지구를 그려 세계 각지에서 시민들과 함께 굴리고 미는 ‘지구놀이’ 연작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퍼포먼스는 1994년 중국 톈안먼에서 공안의 제지로 중단된 이후, 30년 만에 서울에서 재현되는 것이다.

또 다른 작품 ‘바람아 놀자’는 바람에 나부끼는 붉은 천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바람을 느끼게 하는 설치미술로, 이승택이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바람을 소재로 제작한 연작 중 하나다.

이 밖에도 전시 공간인 풍납동의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작품들이 선보인다. 변상환 작가는 풍납동 골목을 돌아다니며 수집한 돌을 사진으로 촬영하고, 돌의 아랫면을 부조 형태로 캐스팅한 조각에 그 장소의 주소를 붙인 ‘코너 스톤’ 연작을 전시한다. 이번에는 126-186번지 주택 사이의 바닥에 작품을 설치해 관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김경태 작가는 ‘포커스 스태킹’ 기법을 활용해 풍납동 주택의 붉은 벽돌을 확대 촬영한 대형 사진 작품 ‘빨간 벽돌’을 주택의 벽면에 전시하며, 일상적인 공간을 예술적으로 재해석한다.

이번 전시에는 이외에도 김가은, 오제성, 유신애, 정성윤, 최해리 등 작가들의 작품이 포함되어 있으며, 총 10점의 작품이 오는 10월 13일까지 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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