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구독, 좋아요, 추천해요. 꾸욱!”
유튜브로 대표되는 동영상 플랫폼 얘기가 아니다. 영화관과 안방극장이 OTT로 이관됐고, 활자매체가 인터넷·모바일에서 소비된지 십수 년이 지났다.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의 전유물처럼 보이던 ‘구독 서비스’가 생활 깊숙이 침투했다.
그것도 LG전자와 코웨이 등 생활가전 강자가 판을 깔았고, 삼성전자, 현대 아이티 등이 입성을 노리고 있다. 언택트 시대를 관통하는 새로운 시장이 형성됐다는 의미로 IT 강국이자 ‘배달의 민족’을 잇는 또 하나의 K-서비스로 떠오른 이른바 ‘구독 경제’ 얘기다.
구독서비스는 더이상 ‘미디어’에 국한하지 않는다. 구독료만 지불하면 가전제품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 렌탈이나 리스 개념을 넘어선 일종의 ‘서비스 향유’로 진화했다. 구독기간 중 AS 등 제품 관리까지 받을 수 있어 대여 시장의 새로운 블루칩으로 떠오른다.
실제로 LG전자는 상반기 가전 구독 사업 매출만 773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77.9% 증가한 수치다. ‘렌탈 업계 강자’ 코웨이는 올해 상반기 매출만 2조841억원에 달한다. 스타일러와 안마의자 등 단순 생활가전뿐만 아니라 헬스케어까지 영역을 확장한 결과다.
신성장 시장은 기업의 참여를 부른다. 삼성전자가 가만히 있을리 없다. 삼성전자는 내달 구독 사업에 진출한다. LG에 이어 삼성이 출사표를 던졌다는 건 ‘구독 서비스’가 가전업계에서 대세로 떠올랐다는 방증이다.
‘엄마’들이 애용하는 서비스는 자연히 교육계에 영향을 끼친다. 현대아이티는 이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사실상 선점했다. 보증금이나 위약금, 약정기간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파격 조건에 ‘전자칠판 구독 서비스’를 론칭했다.
월 20만원이면 30개월간 신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마음에 들면 구매로 전환할 수도 있고, 구독기간(30개월)을 채우면 소유권을 가질 수도 있다.
모빌리티도 빼놓을 수 없다. ‘리스 열풍’을 몰고 온 자동차 업계에 앞서 ‘자전거’가 구독 서비스시장을 선점했다. ‘더 스윙’은 최근 프리미엄 전기 자전거 구독서비스 ‘스왑’을 론칭했다. 월 5만5000원부터 7만5000원까지 서비스 등급을 선택할 수 있는데 배송과 조립, 수리뿐만 아니라 도난방지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구독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은 소비자를 자사 제품에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를 누리고 싶어한다. 제품 퀄리티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제공하는 게 당연하다. 때문에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충족하기 위해 노력 중인 것”이라며 “구독 서비스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때문에 다양한 분야로 확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gio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