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결국 뉴진스 멤버들이 직접 하이브에 반기를 들었다. 업계에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시선이 팽배하다.
뉴진스가 11일 긴급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민 전 대표를 25일까지 복귀시켜달라”고 하이브에 최후통첩했다. 올 4월 민 전 대표와 하이브의 갈등이 불거진 이후 뉴진스가 하이브에 공개적으로 반발한 건 처음이다.
민 전 대표는 지난달 27일 ‘경영과 제작의 분리 원칙’ 등을 이유로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의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다. 어도어는 김주영 대표를 어도어 신임 대표로 선임하면서 민 전 대표에게 프로듀싱을 계속 맡긴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민 전 대표는 독소조항 등을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뉴진스는 이날 유튜브에서 어도어 공식 계정이 아닌 임시 계정을 통해 생방송을 진행했다. 순간 접속자가 6만여명에 달하기도 했다. 현재 이 계정은 삭제된 상태다.
어두운 표정의 멤버들이 꺼내놓은 이야기는 직설적이고 거침없었다. 다니엘은 “인간적인 측면에서 민희진 대표 그만 괴롭혀달라. 대표님 솔직히 너무 불쌍하고, 하이브가 그냥 비인간적인 회사로만 보인다. 저희가 이런 회사를 보고 뭘 배우겠냐”고 날을 세웠다.
해린은 “외부 세력이 끊임없이 방해하고 막아대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 도대체 뭐가 뉴진스를 위하는 것이고, 성장시킨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며 최근 돌고래유괴단의 신우석 감독과 어도어의 갈등 속에서 비공개로 바뀐 유튜브 ‘반희수’ 채널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 사람들이 속한 가치에 순응하거나 동조하거나 따라가고 싶지 않다”며 사실상 현 어도어 경영진과 함께할 수 없다는 뜻까지 내비쳤다.
혜인도 민 전 대표의 해임을 두고 “회사 측의 일방적인 통보에 ‘우리를 진짜 하나도 존중하지 않는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다”며 “하이브의 일하는 방식이 정직하지 않고 올바른 방식이 아니라고 본다. 더 이상 방해하지 말아달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지는 “저희가 원하는 건 민희진 대표님이 대표로 있는, 경영과 프로듀싱이 통합된 원래 어도어다. 이런 요청하는 건 하이브와 싸우지 않고 잘 지내기 위해서다. 방시혁 회장님 그리고 하이브는 25일까지 (민 전 대표를) 복귀시키는 현명한 결정을 해달라”고 말했다.
뉴진스 멤버들이 구체적인 기한까지 못 박은 것이다. 사실상 하이브에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반기를 든 상황이기 때문에 25일까지 약 2주란 시간 동안 모든 갈등을 봉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이브와 민 전 대표, 신우석 감독 등과의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까지 이어진 상황에서 뉴진스의 요구를 단시간에 들어주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하이브 측은 현재까지 별다른 입장이 없는 상황이다.
뉴진스의 긴급 라이브 방송과 그들의 발언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어린 뉴진스가 어른들 싸움에 휘말렸다는 시선이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이러한 방송까지 나왔냐는 반응도 있다. 뉴진스를 감싸는 팬들이 적지 않다.
반대로 뉴진스의 행동이 성급했다는 지적도 많다. 민희진이나 뉴진스나 하이브의 거대 자본을 통해 성장했음에도, 투자자를 기만하면서 벌어진 일에 너무 감정적이었다는 주장이다. 하이브에 권리를 요구할 게 아니라 위약금을 내고 민희진과 함께 나가라며 등을 돌린 반응도 존재했다.
가요계에서는 뉴진스가 수천억으로 추산되는 위약금 등 현실적인 문제로 민 전 대표와 함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뉴진스가 민 전 대표와 함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하이브에 등을 돌리면서 이들의 미래도 한 치 앞도 예상하지 못하게 됐다.
한편에서는 하이브가 뉴진스의 의견을 25일까지 수용하지 않을 경우 뉴진스가 하이브 내에서 겪은 불합리한 대우 등을 증거로 내놓으며 전속계약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가능성까지 나온다. 뉴진스의 작심비판 라이브가 어떤 파문을 불러올지 주목된다. jayee21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