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올해 한국 야구 최대 수확은 중간 투수다. 현재 마무리 투수 명단만 봐도 그렇다. 10구단 중 6구단이 젊은 마무리 투수를 9회에 내세운다. KIA 정해영(23)부터 LG 유영찬(27) 두산 김택연(19) KT 박영현(21) SSG 조병현(22) 키움 주승우(24)가 9회를 책임진다.

이들은 오는 11월에 열리는 국제대회 프리미어12에서도 주역이 될 확률이 높다. 이미 60인 예비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더불어 한화 김서현(20)까지 오른손 강속구 투수가 나란히 등판해 대표팀 리드를 지키는 모습을 그려볼 만하다.

경험자도 있다. 박영현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태극 마크를 달았다. 정해영과 조병현은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APBC)에 출전했다. 여기에 올해 신인 김택연과 급성장을 이룬 김서현이 추가될 수 있다. 빅리그 기준으로도 특급 회전수를 자랑하는 김택연. 올시즌 불펜 투수 중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김서현이 나란히 경기 후반 등판할 수 있다.

대표팀 구성 방향과도 맞는다. 예비 엔트리에서 드러나듯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시야를 넓게 두고 대표팀을 꾸린다. 연령 제한이 없는 프리미어12지만 20대 젊은 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할 계획이다. 목표점을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과 2028 LA 올림픽으로 잡고 있기 때문에 젊은 선수들에게 지속적으로 국제 대회 경험을 부여하려 한다.

관건은 구성이다. 젊은 파이어볼러 자원이 많은 것은 호재인데 엔트리는 한정됐다. 누군가는 태극마크를 달지만 누군가는 고배를 마셔야 한다.

정통파 오른손이 특히 그렇다. 예비 엔트리에 포함된 투수 29명 중 오른손은 24명. 24명 중 사이드암은 4명(고영표 엄상백 김서현 이강준)뿐이다. 중간 투수로서 김서현의 대표팀 승선 가능성을 높게 볼 수 있는데 정통파 우투수 중에는 누가 태극마크를 달지 장담하기 힘들다.

일단 최근 모습을 보면 김택연과 조병현이 절정의 기량을 뽐낸다. 김택연은 지난 23일 잠실 SSG전에서 1이닝 투구수 6개 퍼펙트로 세이브를 올렸다. 평균자책점도 1점대(1.98)로 낮춰 사실상 신인왕을 예약했다.

조병현은 지난 21일과 22일 KT 상대로 연투 속에서도 무실점 피칭을 했다. 김택연과 조병현 모두 수직 무브먼트에 있어서는 독보적이다. 체감 구위가 뛰어나 낯선 승부가 반복되는 국제대회 단기전에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3월 LA 다저스 타자들이 김택연의 속구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는 모습이 다시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어렵지만 결정을 지어야 한다. 28인 최종 엔트리 제출 마감일은 내달 11일이다. 포스트시즌 기간 중 대표팀 리드를 지킬 젊은 피가 결정될 것이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