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우리는 마법의 팀 아닌가. 최초 기록도 많다.”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렵다. 일단 조건은 언제든 나올 수 있는 2연승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돌입한 KT 이강철 감독이 최초 업셋을 바라봤다.
이 감독은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앞서 승리를 다짐했다. 전날 5위 결정전에서 역전승을 거둔 기세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긴 가을을 보내기를 바랐다. 고영표가 여전히 불펜에서 대기한다. 전날 역전극을 펼치는 데 큰 역할을 한 오재일이 이번에는 선발 출장한다.
KT는 이날 김민혁(좌익수)~멜 로하스 주니어(우익수)~장성우(포수)~강백호(지명타자)~오재일(1루수)~오윤석(2루수)~황재균(3루수)~배정대(중견수)~심우준(유격수)으로 라인업을 짰다. 선발 투수는 윌리엄 쿠에바스다.
다음은 이날 경기에 앞서 이강철 감독과 취재진 일문일답.
-어제는 5위 결정전. 오늘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이다. 어제랑 느낌이 다른가?
어제는 정말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오늘은 조금 여유가 있는 것 같다. 일단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처음 이 팀을 맡고 생각한 것은 5할이었다. 이후 가을 야구를 봤다. 가을 야구를 했지만 다시 떨어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한 번 떨어지면 다시 올라오는 게 쉽지 않다. 우리 팀이 계속 가을 야구하고 5할, 5위 이상을 꾸준히 하는 팀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오늘 느낌이 괜찮다. 안일한 것은 아니고 선수들이 편안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니 갑자기 떨린다.(웃음)
-어제 오재일 대타는 어떻게 결정했나?
김민혁이 한 타석 한 타석 소화하는 것을 기억하면서 준비했다. 김광현 선수가 나오면 김민혁이 상대 전적이 안 좋아서 오재일로 교체하려고 했다. 3년 동안 데이터를 봤다. 그전 키움전 컨디션도 봤다. 장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당연하게 오재일 대타를 냈다. 오재일에게는 장타를 기대할 수 있는 게 가장 컸다.
-김광현 등판을 예상했나?
7회에 불펜에서 몸을 풀더라. 그래서 좌타자에 맞춰 등판한다고 봤다. 그때부터 준비했다.
-어제 투수 소진이 많았다. 오늘은 마운드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가.
어제는 경기에 앞서 기존 중간 투수가 소진된 상태였다. 힘 있는 투수들 쓰고 (고)영표와 (소)형준이를 붙였다. 마지막에 (박)영현이를 쓰면서 기존 불펜은 많이 아꼈다. 오늘은 기존 불펜 투수를 어제보다 활용할 수 있다.
-언젠가는 5위 팀이 4위 팀을 꺾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될 것이다. 이에 대한 동기부여도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 팀은 마법의 팀이다. 그리고 최초 기록도 많다. 1위 결정전, 5위 결정전 모두 최초로 했고 모두 이겼다. 좋은 기운을 받고 우리가 최초 5위 팀 승리도 하고 싶다.
2년 전에는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임했다. 5위 KIA와 붙었는데 4위 입장이 부담스럽더라. 지금은 4위 두산이 부담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4위 입장에서 1차전부터 지면 어려워진다. 부담은 두산이 느낀다고 본다.
-어제 5위 결정전 역전승으로 팀이 기세를 탈 수 있다.
우리 선수 모두 포스트시즌을 하려는 욕심이 강했다. 욕심대로 승리했다. 그리고 곧바로 경기를 한다. 이 기세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상대 선발 투수 곽빈이 KT에 강하다.
우리랑 할 때 곽빈이 계속 나온다. 두산과 상대 전적도 좋지 않은데(4승 12패) 우리가 시즌 초반 선발 1명으로 돌릴 때 두산이랑 유독 많이 만났다. 그래서 두산 상대 전적은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곽빈에게 공격이 막혔는데 오늘은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어제도 그렇고 로하스가 점점 컨디션이 올라온다.
시즌 막바지 안 좋았다가 키움전부터 올라오고 있다. 치는 사람이 치면 좋다. 장성우가 안 좋았지만 어제 로하스가 해줬다. 오늘은 둘 다 잘했으면 좋겠다.
-어제 심우준 호수비가 결정적이었다. 단기전은 수비가 중요한데 수비에 있어 변화를 줄 수 있나?
어제 심우준의 그 수비가 없었다면 우리가 졌다고 본다. 정말 넓은 수비 범위를 보여줬다. 수비에 있어 오늘 라인업이 베스트에 가깝다. 경기 후반에 이기고 있다면 1루수가 문상철로 바뀔 수는 있다.
-오늘 이긴다면 내일 선발은?
어제 경기부터 와일드카드까지 선발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 한다. 내일도 이긴다면 그다음부터 로테이션을 짜겠다. 일단 오늘 이기는 데 집중하겠다. 그래서 오늘 경기를 하고 내일 선발도 생각할 것이다.
일단 오늘 형준이는 안 된다. 하지만 내일은 된다. 오늘 선발 투수 쿠에바스 구위부터 보면서 오늘 마운드 운영을 생각하겠다. 쿠에바스가 최근에 한 바퀴 돌면 구위가 떨어질 때가 있다. 쿠에바스 구위를 잘 보겠다.
-고영표는 오늘도 중간 등판하나?
오늘도 대기한다. 내일까지 이기면 이후 로테이션을 짤 것이다. 하지만 아직 거기까지 생각은 안 하고 있다. 오늘 한경기부터 집중하겠다.
-박경수가 훈련할 때 후배들과 함께하고 있다. 박경수의 역할은?
원래는 엔트리에 넣으려 했다. 하지만 본인이 고사했다. 선수 마음을 이해하고 있다. 경수가 후배들 조언하면서 함께하는 이 역할도 우리 팀에 중요하다.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