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도형기자] 사실 연기자들에게 '발연기'란 수식어는 치욕 그 이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발연기'란 수식어가 꼭 나쁘게만 쓰이는 건 아니다. 장수원, 남태현, 광희, 주상욱 등이 '발연기'로 배우로서의 성장을, 또는 큰 웃음으로 자신들의 분야에서 터닝 포인트를 맞았다.


▲ "괜찮아요, 많이 놀랐죠?" 장수원, 이젠 '발연기'의 역사


그룹 젝스키스이자 J-Walk로 가요계에서 인지도가 높은 장수원은 KBS2 '사랑과 전쟁'에서의 연기로 발연기의 대명사로 굴욕을 맛봤다. 당시 그의 대사 "괜찮아요, 많이 놀랐죠?"는 다른 배우들의 울렁증을 유발하는 명대사(?)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장수원의 발연기는 이후 SNS를 타고 큰 화제를 모으며 그의 '제2의 전성기'를 만들어줬다. 또한 '로봇 연기'라는 수식어도 얻게해줬으며, 지난해에는 실제로 로봇 시구까지 선보여 폭소를 안겼다.


▲ '좋은 스승 만나 장족의 발전' 위너 남태현


이젠 아이돌 가수이자 배우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다. 그룹 위너의 남태현이 좋은 스승을 만나 장족의 발전으로 이제는 시청자들을 기대하게 하는 아이돌 가수 겸 배우로 성장했다. 남태현은 그동안 '0시의 그녀', '심야식당' 등에 출연하며 연기에 대한 도전을 이어왔다.


하지만 그에게도 발연기란 수식어가 늘 따라다녔다. 발성, 표현력 등에 부정적인 평가가 쏟아졌다. 그런 그에게 한 줄기 빛이 등장했으니, 그는 바로 배우 박신양이다. 지난 4월 종영된 tvN '배우학교'를 통해 좋은 스승을 만난 것.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배우학교'에서 보여준 남태현의 진정성 있는 연기는 그야말로 반전의 연속이었다. 이 배움을 언제쯤 펼칠지 기대된다.


▲ 명불허전 발연기, '무한도전' 광희의 대폭발


광희는 조금 다른 의미에서 발연기 수혜자로 꼽힌다. 지난해 '식스맨' 특집을 통해 '무한도전' 정식 멤버로 발탁된 광희는 수개월 동안 적응하지 못하고, 또 눈치보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혹평을 샀다. 하지만 그는 뜻하지 않은 발연기로 '무한도전'에서 거의 최초로 시청자들을 미소 짓게 했다. 지난해 10월 방송된 '비긴 어게인' 특집에서 발군의 '발연기'로 큰 웃음을 선사한 것.


배우 이성민의 지도에도 불구하고 연기에 큰 발전은 없었지만 그는 이 기세를 이어받고 조금씩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6 무한상사'에서도 발연기로 인해 비중 있는 캐릭터는 맡지 못 했으나, 준비 과정에서 발군의 발연기로 좌중을 폭소케 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 생소하네, 주상욱의 발연기 도전


배우 주상욱은 이들과 조금 다르게 발연기로 이미지 변신에 나선다. JTBC 새 금토드라마 '판타스틱'에서 주상욱이 연기하는 류해성은 '발연기 장인'이라는 굴욕적 별명에도 중국에 진출해 대성공을 거둔 우주대스타. 자기애가 충만한 관심강박증에 겉으로는 까칠한 남자지만 사실 자상하고 귀여운 반전 매력의 소유자다.


주상욱은 제작발표회에서 "장수원의 발연기를 참고했다. 내 신인 시절이 생각났다"며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를 부탁했다. 연기파 배우 주상욱이 발연기에 도전한다는 것 만으로도 눈길을 끈다. 그의 연기 배우 인생에서 또 한 번의 터닝 포인트가 될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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