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김진욱 신임 감독 \'같이 날아 오르자\'
프로야구 kt 위즈 김진욱 감독 취임 기자 회견이 1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박경수 선수가 김진욱 감독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2016.10.18수원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선장을 바꾼 kt가 이번엔 ‘힐링캠프’를 예고했다.

kt의 초대 감독이었던 조범현 감독은 땀의 가치를 숭상했다. 땀 흘려 노력한만큼 걷어들인다는 믿음이 강했고 훈련의 ‘질’만큼이나 ‘양’도 중요시했다. 그릇을 채울 정도로 양이 불어나면 자연스럽게 질적인 변화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kt는 어린선수들이 많은 신생팀이었다. 우선 개별 선수들을 팀으로 묶고 하나의 유기체로 통합하기 위해 수많은 반복이 필요했고 바닥부터 다지고 또 다지며 기존 팀들을 따라잡기 위한 기초 공사를 해야 했다. 훈련량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선수들이 까무라치기 일보직전까지 몰아넣는 ‘지옥훈련’이었다.

그러나 김진욱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분위기가 확 바뀔 듯하다. 김 감독 역시 ‘육성’을 강조했지만 선수를 몰아가는 방식보다는 선수들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취임일성으로 “선수들이 벤치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틀을 만들어주겠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고민은 하되 깊이는 줄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나치게 잘하려다보면 시야가 좁아지고 오히려 결과도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편하게 내버려두면 결과도 좋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짓눌려있던 선수들의 마음부터 다스리는 것이 먼저다. 그래서 ‘지옥캠프’를 ‘힐링캠프’로 바꾸는 작업부터 시작한다. ‘힐링캠프’의 출발은 다음 주 마무리훈련부터다. 김 감독은 “마무리훈련부터 리프레쉬할 생각이다. 지난 3년 동안 훈련량이 많았다. 그렇게 쌓인 피로를 풀고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시간으로 삼겠다. 구단과 논의를 거쳐 효과적인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스프링캠프도 마찬가지다. kt는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스프링캠프를 미국에서 치른다. 김 감독은 “캠프지는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기존에 맺은 계약도 있고 해서 구단에서 이미 계획한대로 미국으로 간다. 다만 해설위원시절 스프링캠프를 취재하기 위해 다녀왔던 애리조나의 투산 캠프는 시설이 썩 좋은 상태는 아니라서 좀 개선을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정상 똑같은 애리조나에 캠프를 차리지만 선수들의 편의를 조금더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프런트를 향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번엔 준비가 갖춰지지 않아 교육리그에 선수들을 보내지 못했지만 지금이라도 사장, 단장님은 시간을 내서 직접 보고 오시라고 했다. 그래야 무엇이 필요한지 느낄 수 있다. 말로만 육성을 강조해봐야 소용없다. 무엇을 가지고 열심히 할 것인가. kt의 색깔을 만들고 선수를 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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