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프로필 (49)김소현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명품아역에서 오롯이 안방 여주인공으로 거듭난 김소현이 내년을 기대하며 눈빛을 반짝였다.

최근 수목극장을 평정한 MBC ‘군주:가면의 주인’에서 한가은 역을 맡아 드라마의 정상 독주를 도운 김소현이 당분간은 입시 준비 등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그전에 인터뷰로 만난 김소현은 여전히 아기 같은 느낌이 남아 있는, 나이보다 어려보이는 동안의 소유자이면서도 속깊은 마음씨를 드러내며 성숙한 숙녀의 향기를 물씬 풍겼다.

-사극 여주인공으로서 뭘 강조하고 싶었나.

가은이 캐릭터의 총명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눈빛에서 총명함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주문이 있기도 했다. 어리지만, 자유를 꿈꾸는 소녀의 밝음과 함께 어려움이 닥쳤을 때 백성들을 위해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는 총명함 보여주려고 중점 두고 연기했는데, 사실 표현하기는 어려웠다. 총명함이라는 게 억지로 표현할 수 있는게 아니지 않나. 내 안의 단단한 느낌, 눈빛으로 힘이 있는 느낌을 보여주려 했다.

-유승호와 멜로 연기도 있고, 감정연기가 많았다.

멜로의 감정을 연기할 때 좀더 잘하고 싶은데 잘 안되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그 감정을 모르는건 아닌데, 대사 없이 눈빛만으로 표현하는게 어려웠다. 눈물을 많이 흘린다고 절절한 게 아니니까 어떤 포인트를 줘야할지 모르겠더라. 또, ‘군주’에서 아버지의 죽음 등 때문에 깊고 어두운 감정이 많았다. 특히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장면에서는 울부짖는 극적인 감정을 보여줘야 하는데 처음 해보는 거여서 한계를 느꼈다. 아버지 일 때문에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야기라는 점에서 비극이었다. 그래서 감정이 힘들었던 것 같다. 도움을 요청할 데가 없어서 현장에 최대한 집중하고, 상대배우 승호 오빠의 연기에 집중해서 연기했다.

2017 프로필 (47)김소현

-유승호와의 호흡은 어땠나.

잘 맞았다. 나는 되게 편했다. 초반에는 어색하기는 했어도 둘다 아역배우 출신이라는 사실만으로도 굉장히 잘 아는 사이 같고 잘 맞았다. 승호오빠가 힘있게 이끌어서 믿음직스러웠다. 또, 생활패턴이라고 해야할까, 아역배우부터 지내온 과정들이 굉장히 비슷하다보니 대화하는게 어렵지 않았다. 아역 때 고충도 말하지 않아도 서로 잘 알 수 있었다. 성격이 밝지만 조금은 차분한 점도 서로 비슷했다.

-아역들의 고충은 뭔가. 제작진들이 많이 배려해주지 않나.

작품마다 분위기는 다르지만, 엄하게 혼내는 분들도 적지는 않다. 그래서 어릴 때 멋 모르고 연기하면서 혼도 많이 났다. 엄마가 소환됐다. 그래도 어릴 때는 그렇게 혼나면서 많이 배우는 것 같다.

2017 프로필 (48)김소현

-어린 마음에 그만하고 싶지 않았나.

너무 힘들었다. 내가 연기자를 계속할 수 있다는 확신도 없었다. 엄마도 너무 힘들면 그만하자고 했다. 하지만, 그말 만큼은 하지 않았다. 9살, 10살 때쯤이었던 것 같다. 역할이 크지도 않고, 재능이 있지도 않았다. 그때 많이 힘들어했는데 그 이후부터는 내가 마음을 잡았다. 너무 어릴때라 누가 그런 얘기를 해주셨는진 기억이 안 나지만 ‘넌 될거다. 잘 하고 있으니까 열심히만 하면 된다’고 말씀해주신 감독님이 있었다. 그 덕분에 그 한마디 믿고 정말 열심히 했다.

-이제는 포스트 김소현이 누굴까 말할 정도로 성공했다.

내가 선배가 된다는게 웃기고 신기하다. 나도 아역부터 해왔는데, 내가 누군가의 선배가 되고 본보기가 되는게 신기하다. 그런 만큼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좋은 선배가 되고 좋은 연기자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성경기자 cho@sportsseoul.com

사진|싸이더스HQ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