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청회
1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강원 아이스더비 도입 공청회 및 프레스 컨퍼런스’ 뒤 단체 사진을 찍은 관계자들. 제공 | 아이스더비인터내셔날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2018 평창 동계올림픽’ 사후 경기장 활용방안에 대해 끊임없이 논의 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방안이 제기됐다. 프로 빙상 스포츠의 활성화를 통한 활용법이다. 동계 스포츠로 얻은 자산을 동계 스포츠에 돌려주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사행성을 띤 프로 빙상 스포츠이기 때문에 우려의 시선도 있다.

동계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동사모조직위원회는 1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후 경기장 활용방안 공청회 ‘강원 아이스더비 도입 공청회 및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세계 최초로 ‘아이스더비’를 개발한 아이스더비인터내셔날 현도정 대표가 ‘아이스더비’의 필요성과 경제 효과 등에 대해 소개했다. 약 1300억원이 투입된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과 정선 알파인 경기장, 강릉 하키센터 등은 올림픽 후 시설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 현 대표는 ‘아이스더비’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이스더비’는 스피드스케이팅(400m)과 쇼트트랙(110m)의 장점을 결합해 만든 220m 트랙 위를 달리는 스포츠다.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인 미국의 켄터키 더비(경마)와 슈퍼볼(미식축구), F1(자동차 경주)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고 설명한 현 대표는 “아이스더비는 ‘스케테인먼트(skatainment)’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낸 세계 스포츠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주목하는 컨텐츠다”라며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아이스더비가 열린다면 강원도는 아이스 스포츠엔터테인먼트가 펼쳐지는 세계적 명소가 될 것이다. 강원도 경제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동계스포츠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국내 스포츠베팅 산업(경마·경륜·경정)과 비교하며 “연 4000억원의 직접 수입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이스더비로 전세계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경제적 파급효과를 덧붙여 언급했다.

공청회 조지종
2022년 북경동계올림픽 모든 스케이팅 경기장 설계를 맡은 AST China 조지 종 대표. 제공 | 아이스더비인터내셔날

2022년 북경동계올림픽의 모든 스케팅 경기장 설계를 맡은 AST China의 조지 종 대표도 “북경도 경기장 사후 활용 방안에 고민이 많다. 그런 점에서 올림픽 빙상장 설계 단계에서 아이스더비를 만난 것은 행운이다. 중국 전역에 시공 예정인 아이스링크도 아이스더비와 아이스 엔터테인먼트가 가능한 아이스링크로 설계되고 있다”고 ‘아이스더비’에 힘을 실어줬다.

공청회 이정수
아이스더비의 필요성에 대해 주장하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2관왕 이정수. 제공 | 아이스더비인터내셔날

특히 아이스더비가 활성화 되면 직접 선수로 뛰게 될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2관왕 이정수는 “많은 메달을 따서 국민을 기쁘게 했지만 우리 선수들은 올림픽만 끝나면 동기를 잃고 20대의 어린 나이에 빙판을 떠나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됐다. 아이스더비는 조국에 헌신한 선수들에게 생계와 미래를 제공하고 꿈나무들을 육성해 우리나라 스케이팅의 근간을 튼튼하게 만드는 한국 스케이팅 발전의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하지만 아이스더비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지난 2011년 제주도에서 ‘경빙’이라는 이름으로 국회에 법안을 상정했지만 18회 국회가 폐회되는 바람에 무산된 적도 있다. 기본적으로 사행성의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아이스더비가 스포츠베팅이라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행성 띤 프로 스포츠라는 점은 떼내기 힘든 꼬리표다. 이에 대해 현 대표는 “사행성은 인정하지만 아이스더비의 지향점은 다르다. 사행성이 높지 않다”고 주장했다.

puri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