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윤성빈 \'긴장한 표정으로\'
윤성빈이 13일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켈레톤 남자 공식 훈련을 하고 있다. 평창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평창=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한국산 아이언맨’이 잠시 후 출격한다.

한국 썰매 스켈레톤의 간판스타 윤성빈(24)이 꿈에 그리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첫 발을 내딛는다.

윤성빈은 15일 오전 10시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리는 대회 스켈레톤 남자 종목 1~2차 시기에 나선다. 올림픽은 월드컵과 다르게 이틀간 두 차례씩 주행한다. 이날 1~2차 주행을 한 뒤 16일 같은 장소에서 3~4차 주행을 펼쳐 합계 기록을 매긴다.

지난 2014년 소치 대회에서 16위를 기록한 윤성빈은 4년 사이 기량이 급성장했다. 톱클래스 선수의 선결 조건은 세계 각 코스 주행경험이 많아야 하고 스타트에서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윤성빈은 해를 거듭하며 북중미는 물론 유럽 곳곳 썰매 트랙에 익숙해졌다. 어느덧 코스를 떠올리면 쉽게 이미지 트레이닝을 할 수준이 됐다. 비시즌 기간 우레탄 바닥에서 스타트 훈련을 했던 열악한 환경도 개선됐다. 과학적인 스타트 훈련도 마찬가지다. 육상전문코치가 합류해 윤성빈의 스타트 동작까지 세밀하게 살폈고, 지난해 하계훈련에서도 올림픽 시즌을 앞두고 스타트를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평창 입성 전 7차례 월드컵에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1, 2차 대회서부터 스타트 전체 1위를 기록하는 등 가파른 오름세를 탔다. 그 결과 금메달만 5개, 은메달 2개를 휩쓸면서 세계 1위에 우뚝 섰다.

세계랭킹 1위도 그의 몫이었다. 10년간 월드컵에서만 50회 이상 우승하고, 세계선수권에서도 5회 정상에 오른 ‘스켈레톤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를 제쳤다. 두쿠르스는 올 시즌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로 주춤했다. 평창에서 뚜껑을 열어봐야 하나 윤성빈이 이 기세를 유지하면 ‘홈 트랙’에서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노릴 만하다. 이틀 전 열린 리허설에서도 가능성을 증명했다. 전력을 다하지 않고도 가장 돋보였다. 첫날 1~2차 공식 훈련에 전력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 불참한 윤성빈은 공식 3차 시기에서 30명 주자 중 20번째로 나서 마의 9번을 포함해 16개 커브 구간을 무난히 빠져나갔다. 12번째 주자로 나섰던 영국의 돔 파슨스(50초78)에게 0.03초 뒤진 전체 2위를 기록했다. 이어진 4차 시기에서도 50초99로 50초98을 기록한 리스 손버리(뉴질랜드)에 이어 2위였다. 스타트에서 5초06으로 역시 온 힘을 다하지 않았으나 가장 빠른 기록을 세웠다. 1차 연습 주행 1위는 50초92를 기록한 크리스토퍼 그로서(독일), 2차 연습 주행 1위는 50초74를 기록한 돔 파슨스. 두쿠르스(라트비아·세계 4위)는 3차 51초14(6위), 4차 51초22(7위)에 그쳤다. 형인 토마스 두쿠르스가 4차에선 오히려 51초18로 더 빨랐다.

소치 대회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따낸 알렉산더 트레티야코프(러시아)가 도핑 징계로 평창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것도 호재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서 트레티아코프를 포함해 28명의 징계 무효 판결을 내렸으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스위스 연방법원 상고 의지를 밝히면서 ‘초청 불가’를 발표했다. 윤성빈으로서는 경쟁자 한 명이 줄어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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