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이미지 1 (라코스테)
정현이 클레이코트에서 벌어진 프랑스오픈에서 플레이하는 모습. 사진제공 | 라코스테

[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클레이코트에 강한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2위·한국체대)이 ‘클레이코트의 황제’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을 잡을 수 있는 8인으로 꼽혔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2일(한국시간) ‘클레이코트에서 나달을 꺾을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정현을 맨 마지막 8번째 주인공으로 거론했다. ESPN은 정현 외에 알렉산더 즈베레프(세계랭킹 3위), 마린 칠리치(4위), 그리고르 디미트로프(5위),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6위), 도미니크 팀(7위), 존 이스너(9위), 파비오 포그니니(19위) 등을 나달을 견제할 만한 선수로 평가했다. 정현에 대해서는 “만 21세 이하 선수 가운데 즈베레프와 함께 최강자의 자리를 다투는 선수다. 나달과 같은 수비형으로 체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또 “공격력이 다소 부족하고 서브와 ‘킬링 샷’도 약한 편”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코트 위에서 보여주는 승부욕이 대단한 선수”라고 덧붙였다.

‘흙신’으로 불리기도 하는 나달은 별명처럼 클레이코트에서 무적행진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만 19연승, 46세트 연속 승리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두 차례 출전한 클레이코트 대회인 롤렉스 마스터스와 바르셀로나 오픈에서 모두 무실세트 우승을 차지했다. 또 이 두 대회에서는 통산 11번씩 정상에 올라 ATP 투어 사상 단일 대회 최다 우승 기록도 세웠다. 지금까지 투어 단식에서 77회 우승했는데 그 중 55번을 클레이코트에서 일궈냈을 정도다.

정현은 지금까지 나달과 두 차례 만나 모두 패했다. 지난해 열린 클레이코트 대회인 바르셀로나 오픈 8강에서 0-2(6-7<1-7> 2-6)로 졌고 하드코트 대회인 파리 마스터스에서도 0-2(5-7 3-6)로 패했다. 하지만 지금의 정현은 당시의 정현과는 다른 차원의 선수가 됐다. 올해 초 호주오픈에서 4강 신화를 일궜고 이후 출전하는 대회에서 대부분 8강에 진출하며 투어의 강자로 우뚝섰다. 여기에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클레이코트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어 다시 만난다면 ESPN의 예상처럼 나달을 꺾고 ‘이변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정현은 현재 독일 뮌헨에서 진행 중인 ATP 투어 BMW오픈(총상금 50만1345 유로)에 출전 중이다. 클레이코트 대회로 지난해에도 이 대회 4강 진출에 성공해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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