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두산 오재원, 아...한 방이면 역전인데!
두산 오재원이 7일 잠실 NC전에서 3-4로 뒤진 8회 회심의 타격이 파울이 되자 아쉬워하고있다. 결국 외야 뜬공. 2019.04.07.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적응시간 부족일까, 맞지 않는 옷일까?’

지난 겨울 미국에서 더그 래타 타격코치로부터 타격 과외수업을 받았던 오재원, 오재일, 황재균 등이 시즌 초반 나란히 타격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3일까지 두산 오재원과 오재일은 각각 타율 0.170과 0.111의 빈타에 허덕였고 황재균도 0.208로 부진했다. 아직 시즌 개막 후 한 달도 안된 시점이고 공인구와 스트라이크존 변화 등 외부요인도 많아 타격 컨디션을 평가하기는 이른 감이 있지만 그래도 이들의 이름값에 비해 부진의 강도가 심하다.

래타 코치는 LA 다저스의 저스틴 터너 등 다수의 메이저리거 타자들의 능력을 업그레이드시킨 걸로 유명하다. 오재원과 황재균은 지난해에도 래타 코치로부터 강습을 받고 효과를 봤다. 오재원은 지난해 0.313의 타율을 기록했다. 전년도 타율 0.237에서 8푼 가량을 끌어올렸다. 황재균도 지난해 타율 0.296에 25홈런, 88타점의 성적을 올렸다. 더 좋은 효과를 위해, 또는 미진한 부분의 보완을 위해 레타 코치를 다시 찾지 않을 수 없었던 것 같다.

오재일은 친구 따라 강남 간 케이스다. 지난 겨울 선배 오재원을 따라 미국에 가서 래타에게서 지도를 받았다. 늘 시즌 슬로스타트를 했던 그는 시범경기에서는 어느 정도 감을 찾는듯했지만 막상 뚜껑을 여니 방망이가 헛돌았고 끝내 2군으로 내려가고 말았다.

[포토] 황재균 \'삼진을 당하고 말았어\'
2019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kt 황재균이 3회초 헛스윙 삼진아웃을 당하고 있다. 2019. 4. 14.대구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래타 코치는 타자들의 타격폼을 개별 맞춤형으로 개조한다는데 성공과 실패가 엇갈린다. 특히 메이저리거의 체형과 국내선수의 체형이 달라 접목에 어려움도 엿보인다. 타격이론도 간단치는 않은 것 같다. 오재원의 경우 지난해 성공을 거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시범경기에서 새 타격폼에 대한 혼란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시즌에 들어서며 자신의 신체에 맞게 변형해 효과를 봤다. 그러나 8월 이후엔 새로 정립한 타격폼이 완전히 무너지며 2할대의 빈타에 허덕였고 한국시리즈까지 부진이 이어졌다.

아무리 훌륭한 이론도 선수에게 맞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래타 코치와 이들의 성적만 놓고 보면 그런 의심이 든다. 하지만 지난해 어느 정도 성적을 냈기에 섣불리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 부진의 원인이 다른 곳에 있을 수도 있을 수 있다. 타자는 누구나 어느 순간 슬럼프에 빠질 수 있는데 곁에서 이를 잡아줄 사람이 없다면 부진의 늪은 길어질 수 있다.

KT 김태균 수석 코치는 황재균에 대해 “지금은 타이밍이나 밸런스 모두 좋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저 정도 베테랑은 선수가 직접 찾아오면 모를까 타격코치가 먼저 나서서 이래라 저래라 조언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과외교습을 한 코치가 직접 와서 단점을 잡아줄리도 없다. KT 타격코치는 외국인 샌디 게레로와 김강 코치인데 모두 지난 겨울 처음 KT 유니폼을 입었다. 두산 역시 지난 겨울 정경배 타격코치가 처음 부임했다. KT와 마찬가지로 베테랑선수에게 다가가 쉽게 단점을 지적하고 교정하기 쉽지않은 구조다. 믿고 의지하는 과외선생님은 외국에 있고 담임선생님은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구조라면 답은 쉽게 풀리지 않는다.

최근엔 국내프로야구선수들은 실력향상을 위해 아낌 없이 투자를 한다. 끊임 없이 노력하는 오재원과 황재균도 타의 귀감이 될만하다. 다만 국내외 지도이론의 차이와 실전의 간극은 극복해야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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