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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욱이 취재진을 만나 인터뷰 하고 있다.전주 | 정다워기자

[전주=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미안하네요.”

전북 스트라이커 김신욱(31)은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라와레즈와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2019 조별리그 G조 4차전 경기에서 후반 3분 팀의 2-0 리드를 이끄는 골을 터뜨렸다. 전북이 후반 13분 실점하면서 김신욱의 골은 결승골이 됐다.

김신욱의 압도적인 제공권 능력이 빛난 경기였다. 김신욱은 이날 우라와의 3백을 초토화 시켰다. 전북은 후방과 측면에서 김신욱의 머리를 겨냥하는 롱패스로 경기를 풀어갔다. 김신욱은 웬만하면 공을 빼앗기지 않고 자신의 머리와 몸을 활용해 동료들에게 연결했다. 김신욱의 강력한 피지컬 앞에서 일본 수비수들은 추풍낙엽이었다. 후반에는 로페즈를 크로스를 머리로 정확하게 받아 넣으며 전주성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우라와의 오스왈도 데 올리베이라 감독은 전반 종료 직후 3백의 한 축을 담당하던 마키노 토모아키를 빼고 또 다른 수비수인 이와나미 타쿠야를 투입했다. 마키노는 전반에 주로 김신욱과 볼 다툼을 했던 선수였다. 그러나 마키노는 김신욱에게 눌려 제대로 수비를 하지 못했다. 마키노는 일본의 엘리트 수비수로 2010년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다. 2010년 독일 쾰른으로 이적해 유럽을 경험한 선수이기도 하다. 나름 실력이 있는 선수인데 마키노는 김신욱 앞에서 무기력했다. 그 정도로 김신욱이 강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김신욱은 “마키노에게 미안하다”라며 “사실 마키노와 친분이 있다. 일본과 경기를 할 때 자주 봤다. 경기장에서 인사를 하며 안부를 주고 받는 사이다. 오늘도 대화를 나눴는데 저 때문에 힘들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 선수들을 만나면 늘 자신감이 있다. 피지컬로는 절대 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제가 가진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상대”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김신욱은 지난 2017년 동아시안컵에서도 일본을 상대로 골을 넣기도 했다.

김신욱은 올시즌 컨디션이 좋다. K리그1 7경기에 출전해 4골1도움을 올렸고, ACL에서도 2골을 넣었다. 경기당 0.54골을 기록하고 있다. 경기력 자체가 좋다. 비결은 체중 조절에 있다. 김신욱은 “제가 지난 시즌까지는 99~98kg을 오갔는데 올 겨울에 체중 감량을 했다. 5kg을 빼서 지금은 94kg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체지방을 빼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 배가 고프다”라며 웃은 후 “그래도 확실히 몸이 가벼워졌다. 체질을 바꾼 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는 비결을 밝혔다.

김신욱은 지난해 월드컵 이후 태극마크를 달지 못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를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현장에서 지켜봤다. 하지만 김신욱은 의연했다. 그는 “전북이 곧 국가대표다”라며 “대표팀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전북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 FA컵에서 탈락했는데 올해 K리그와 ACL 모두 우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얘기했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