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영_인천공항
김서영이 은메달을 받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 이지은 기자 number23togo@sportsseoul.com

[인천국제공항=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이제 스피드 훈련에 들어가면 될 것 같아요.”

29일 귀국한 김서영(25·경북도청)의 얼굴은 밝았다. 전날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챔피언스 경영 시리즈 1차 대회 여자 개인혼영 200m에서 2분10초35를 기록하며 최종 순위 2위로 은메달을 받았다. 하지만 결과보다 과정에서 성과가 있었다. 김서영은 “개인혼영 경기 치른 게 지난 3월이 마지막이다. 한달 반 정도 지난 시점에서 그동안 훈련해온 부분이 잘 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며 “내가 현재 어느 정도 수준인지 확인했다. 스피드를 끌어올리면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서영은 역대 한국 개인 혼영 선수를 통틀어 세계 톱랭커에 가장 근접했다. 2017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분09초86로 한국 기록을 경신한 후 국내에서 적수는 사라졌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2분08초34로 자신의 기록을 넘어서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런 의미에서 경쟁이 되는 선수들과 레이스를 할 수 있었던 이번 대회는 좋은 모의고사가 됐다. 종목 세계기록 보유자이자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카틴카 호스주(헝가리)에게 뒤진 1초14 차이에서 보완점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서영은 “국내 대회에는 비슷한 기록대의 선수가 출전하지 않는다. 그래서 외국 대회에서 갑자기 그런 선수를 만나면 마음이 급해지기도 한다”며 “이번 대회에서는 호스주와 함께 하다 보니 같은 기록대의 선수들의 페이스가 어느 정도 올라왔는 지 알 수 있었다. 스피드 훈련에 집중해서 오는 부다페스트 대회에서는 이 부분을 확인해 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다음 관문은 내달 11~12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시리즈 2차 대회다. 이후에는 7월 광주 세계선수권 대회가 기다리고 있다.

“더 독하게”를 외치는 김서영에게도 훈련은 힘겹다. 매일 수십차례 레인을 왕복하면서도 외국 선수들에 비해 작은 신장과 체격을 극복하기 위해 고강도 체력 운동을 소화하고 있다. 이 모든 담금질은 결국 2020 도쿄올림픽을 위해서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 목표였던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으니, 도쿄에서는 메달권을 넘어 금메달까지 바라본다는 각오다. 일본의 ‘강자’ 오하시 유이는 도쿄올림픽에서의 최대 라이벌로 꼽힌다. 2018시즌 세계랭킹 1위에 올랐을 정도로 저력이 있는 데다가 홈 어드밴티지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정작 김서영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고개를 저었다. “(오하시 유이가)신경 쓰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누구를 신경 써서 나한테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다. 자신에게 집중해야지 자꾸 남과 비교하다 보면 거기에 에너지를 빼앗긴다. 내가 해야할 것만 바라보고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경주마’를 자처한 김서영이 꼽은 스스로의 약점은 평영과 자유형이다. “결국 올해 치르는 대회들은 내년 도쿄까지가는 과정일 뿐이라고 생각한다”던 김서영은 “지금부터 잘 준비해야 내년에 편하게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number23tog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