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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시원한 장타 외에 세밀한 플레이도 돋보였다. 키움이 7연승을 질주하던 디펜딩 챔피언 SK의 질주를 막아섰다. 타격 대결 뿐이 아닌 불펜진과 주루플레이, 수비에서도 우위를 점하며 완벽한 승리를 만들었다.
키움은 30일 문학 SK전에서 15-5로 낙승했다. 5회까지 1실점으로 호투하던 선발투수 에릭 요키시가 6회말 흔들리기에 앞서 6회초 6점을 뽑아 멀리 달아났고 7회말에 3점, 8회말에 5점을 더해 SK에 올시즌 최다 실점패배를 안겼다. 키움이 요키시 이후 등판한 불펜투수 김동준, 오주원, 이영준이 무실점 행진을 이어간 반면 SK는 선발투수 브록 다익손 이후 등판한 불펜투수들이 나란히 무너졌다. 7연승 기간 동안 철벽을 자랑했던 SK와의 불펜 대결에서 승리한 게 고스란히 결과로 이어졌다.
승리의 원인은 불펜진에 한정되지 않았다. 6회초 빅이닝의 시작점을 찍은 주루플레이와 6회말 상대 추격을 저지한 호수비 또한 이날 승부에서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김하성은 우전안타를 날린 후 제리 샌즈의 좌전안타로 2루까지 밟았다. 그리고 박병호의 다소 먹힌 타구가 우전안타가 됐는데 김하성은 우익수 정의윤의 느슨한 수비와 약한 어깨를 간파해 3루에서 홈까지 질주했다. 김하성의 센스를 앞세운 주루플레이를 시작으로 키움은 5점을 더해 SK를 멀리 따돌렸다.
6회말에는 호수비를 통해 리드를 지켰다. 요키시가 아웃카운트 2개를 잡은 뒤 무너졌지만 장영석이 호수비를 펼치며 SK 득점행진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SK가 2사후 4점을 뽑았고 2사 1루에서 대타 이재원이 2-3루간을 향해 강한 타구를 날렸지만 장영석은 다이빙 캐치후 정확한 송구로 이재원을 포스아웃시켰다. 이날 4안타를 기록하며 타석에서 펄펄 난 장영석은 수비서도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점수차만 놓고 보면 접전은 아니었다. 이날 키움은 박병호, 샌즈, 박동원이 홈런을 기록했다. 박병호는 3연속경기 홈런을 달성했다. 더불어 23안타로 올시즌 한 경기 최다 안타에도 성공했다. 숫자에서 드러나듯 완벽한 승리였다. 그런데 승기를 가져오는 과정을 보면 세밀함과 단단함도 빛났다. 이날 승리로 키움은 시즌전 함께 우승후보로 지목된 SK와 상대전적 2승 2패로 동률을 이뤘다. 덧붙여 4월 내내 위닝시리즈를 달성한 기세를 잇기 위한 발판도 마련했다. 다음달 1일 혹은 2일 SK와 경기서 승리하면 8연속 위닝시리즈를 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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