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이대로라면 한국야구 역사에 영원히 남을 굵직한 발자국을 찍을 수 있다. 메이저리그(ML) 최고 투수로 우뚝 선 류현진(32·LA 다저스)과 시계를 거꾸로 돌린 듯 꾸준히 맹타를 휘두르는 추신수(37·텍사스)가 나란히 별들의 잔치를 응시하고 있다.
둘 다 소속팀 최고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류현진은 방어율(1.48)과 9이닝당 불넷(0.62), 볼넷 하나당 삼진 비율(13.80) 리그 전체 1위, 다승(8승)과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0.81) 등에서 내셔널리그 1위에 오르며 미국 전역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31일 류현진을 상대한 뉴욕 메츠 미키 캘러웨이 감독이 “류현진은 좌완 그렉 매덕스, 투수의 교본 그 자체”라고 극찬하면서 뉴욕 타임즈를 비롯한 미국 주요 매체들이 일제히 류현진을 헤드라인에 내세웠다. 5월 이달의 투수상을 예약한 가운데 사이영상 경쟁에서도 선두에 자리하고 있다.
기세를 이어가면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지휘하는 내셔널리그 올스타팀에서도 선발투수로 출장할 가능성이 높다. 로버츠 감독에게 선발투수 선택권이 있는 만큼 로버츠 감독 입장에서도 최고 활약을 펼치고 있는 류현진을 선발투수로 내세우지 않을 이유가 없다. 2013년 빅리그 입단 6년 만에 별들의 잔치 초대장이 다가오고 있는 류현진이다.
|
추신수는 2년 연속 올스타전 출전에 도전한다. 지난 시즌 중반 ML 현역선수 역대 최다연속출루 기록(52경기)을 달성하며 최전성기의 모습을 되찾은 추신수는 올시즌에도 기세를 고스란히 이어가고 있다. 2일(한국시간) 캔자스시티전까지 53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0에 10홈런, 2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32로 펄펄 날고 있다. 풀시즌을 소화하지 못했던 2008시즌 이후 가장 높은 OPS를 기록 중이고 텍사스 팀내에서도 규정타석을 소화한 선수 중 조이 갈로(OPS·1.074) 다음으로 OPS가 높다. 아메리칸리그 전체로 시선을 돌리면 OPS 부문에서 갈로가 정상에 자리한 가운데 추신수는 8위, 외야수 중에는 4위에 자리하고 있다. 코리안 빅리거 최초의 올스타전 2회 출장을 노릴만한 기록이다. 게다가 올해 올스타전은 추신수가 사실상 빅리거로 커리어를 시작한 장소인 클리블랜드에서 열린다. 추신수에게는 감회가 남다른 올스타전이 될 수 있다. 추신수는 지난해 7월 워싱턴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선 2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
1994년 ‘코리안특급’ 박찬호가 한국선수 최초로 ML 그라운드를 밟았고 지금까지 총 3명의 코리안 빅리거 올스타가 탄생했다. 지난해 추신수 외에 2001년 박찬호, 2002년 김병현이 별들의 잔치에 초대되는 영광을 누렸다. 그리고 오는 7월 10일에 열리는 2019 올스타전에선 류현진과 추신수가 나란히 최고무대에 서는 한국야구 역사에 영원히 남을 장면이 연출될 수 있다.
관건은 앞으로 한 달 동안의 활약이다. 6월 22일까지 1차 팬투표가 진행되고 2차 팬투표가 27일부터 28일까지 하루 동안 결승 팬투표가 열린다. 팬투표를 통해 주전 야수진(내셔널리그 8명·아메리칸리그 지명타자까지 포함해 9명)이 결정된다. 주전 야수진 외에 투수진과 후보 야수진은 선수단 투표와 ML 사무국 추천에 의해 결정된다. 올스타전 엔트리는 리그당 야수진 20명, 투수진 12명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추신수는 선수단 투표와 사무국 추천을 통해 올스타로 선정됐다.
한편 일본은 수차례 2명 이상의 올스타를 배출했다. 아시아 야구의 전설 스즈키 이치로가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 연속 올스타로 선정됐고 이치로와 함께 사사키 가즈히로, 마쓰이 히데키, 오카지마 히데키 등이 올스타전에 나섰다. 2014년에는 다르빗슈 유, 다나카 마사히로, 우에하라 코지 등 세 명이 나란히 올스타전에 출장하기도 했다. 동양인 최초의 ML 올스타도 1995년 별들의 잔치에 초대된 노모 히데오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