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질 개선 통해 ‘종합 에너지 기업’ 등극 포부

- 업계 최초 초저유황유선박유 공정 특허

-트렌드를 놓치지 않는 감각…복합에너지스테이션·주유소 유휴공간 활용 사업 진행

현대오일뱅크 강달호 사장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사장. 제공 | 현대오일뱅크

[스포츠서울 이혜라 기자] ‘사원부터 경영인까지. 한 회사에서 34년 간 연구, 현장 관리, 신사업 등을 두루 경험한 석유화학 전문가.’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를 설명하는 수식이다. 강 대표는 지난 1년간 수십년 쌓은 내공을 발휘해 현대오일뱅크를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자리잡게 하기 위한 초석을 다졌다.

강 대표는 현대오일뱅크에 사원으로 입사해 다양한 본부에서 중책을 거쳐 지난해 말 대표로 선임됐다. 특히 대산공장 등 현장에서 생산성 향상을 위한 연구를 직접 주도한 경험과 중앙기술연구원장으로의 경력이 특징이다. 연구, 생산 등 산업 전반을 섭렵한 인물,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경영인으로 정평이 나있다.

올해 여타 석유화학업계 CEO들이 그러했듯 강 대표도 업계 전반에 미친 불황을 인식했다. 다양한 대처안을 꾀한 가운데, 한 발 더 나아가 미래 시장에 대비한 체질 개선을 실행했다.

현대오일뱅크, 롯데케미칼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지난 5월 2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석유화학사업(HPC) 투자합작사 체결식을 진행했다. 왼쪽부터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BU 사장. 제공 | 롯데케미칼

강 대표는 지난 5월 롯데케미칼과의 석유화학사업(HPC·정유 부산물 기반 석유화학 공장) 투자합작사 체결식에서 모습을 보였다.

HPC는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합작사 현대케미칼을 통해 2조7000억원을 투입할 올레핀 설비다. 납사보다 저렴한 중질유, LPG 등 정유공장의 부산물인 잔사유를 투입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시설로 알려졌다. 현대오일뱅크는 석유제품과 방향족에 이어 올레핀계열 석유화학 제품을 갖춰 석유화학 수직계열화에 보다 가까워졌다는 분석이다. HPC는 2021년 상업 가동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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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케미칼 혼합자일렌 생산공장 전경. 제공 | 현대오일뱅크

아울러 자회사인 현대케미칼과 현대코스모를 통해 아로마틱 석유화학 공장 증설에 2600억 원을 투자키로 했다. 현대케미칼은 1000억원을 투입해 지난 7월 설비 보완 및 증설을 마쳤다. 이를 통해 아로마틱 원료인 혼합자일렌 생산능력을 20만톤 가량 늘렸다. 현대코스모도 내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파라자일렌 공장 공사를 진행 중이다. 내년 6월 완료되면 생산능력은 현재보다 18만 톤 늘어난 연간 136만 톤에 이르게 된다.

강 대표는 내년부터 강화 적용될 국제해사기구 선박 황 함량 규제(IMO 2020)에도 대비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저유황유 선박연료 시장 선점을 목표로 세계 최초 선박연료 브랜드인 ‘HYUNDAI STAR(현대스타)’를 출시했다. 독자적인 초저유황선박유(VLSFO) 생산공정을 개발해, 국내 특허 출원도 마쳤다.

복합에너지스테이션
울산 복합에너지스테이션. 제공 | 현대오일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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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유휴 공간을 활용한 셀프 스토리지 서비스. 제공 | 현대오일뱅크

여성안심택배
여성안심택배 서비스. 제공 | 서울시

주유사업 다변화를 시도하는 업계 트렌드도 놓치지 않았다. 지난해 6월 울산에 국내 최초로 휘발유, LPG, 전기차 충전 등이 모두 가능한 복합에너지스테이션을 세웠고, 고양시에도 이를 설립할 예정이다. 태양광 발전 시스템, 수소 충전 등 친환경 기조에 맞춘 설비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직영 주유소의 남는 공간을 활용한 ‘셀프 스토리지’, ‘여성안심택배함’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여성, 1인 가구 등의 수요를 간파한 사업이라는 후문이다.

강 대표는 향후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의 목표 달성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HPC 프로젝트로 방점이 찍힌 사업이 완성 가도에 오르면 회사 내 석유화학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25%에서 50%까지 늘어난다. 화학, 윤활기유 등 사업 투자로 정유사업의 불확실성을 축소하고 신성장 동력에 대한 관심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정유 부문 사업 확장 및 수익성 확보는 챙겨야 할 숙제다.

hrle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