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올림픽기 앞세우고 입장하는 러시아 선수들
러시아 선수들이 2018년 2월9일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올림픽기를 앞세우고 입장하고 있다.  평창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러시아가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징계에 불복했다.

미국 ‘AP통신’은 28일(이하 한국시간)“러시아가 절차에 따라 27일 WADA의 징계에 동의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앞서 WADA는 지난 9일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 특별회의를 열고 러시아반도핑위원회(RUSADA)에 4년 자격 정지 처분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이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각 종목 세계연맹 및 협회가 받아들이면 러시아는 앞으로 4년간 주요 국제대회를 개최할 수 없고, 국가대표팀을 출전시키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러나 러시아가 제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최종 결론에 이르기까지 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판단을 기다리게 됐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자국에서 개최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때 도핑 결과를 조직적으로 조작한 혐의 때문에 2017년 12월 ‘회원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RUSADA의 반도핑 규정 위반과 맞물린 징계였다. 이듬해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에선 러시아의 국가 자격 참가가 금지됐고, 도핑 규정을 모두 통과해 결백이 입증된 선수만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라는 제한 신분으로 출전이 가능했다. IOC는 평창 대회를 끝으로 ROC에 대한 징계를 해제한 상태였으나, 지난 9월 RUSADA가 올 초 WADA에 제출한 소치 올림픽 약물 검사 데이터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조사 결과 실제 약물 테스트 중 다수가 삭제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번 WADA의 권고로 러시아는 당장 내년 7월 개막하는 2020 도쿄 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직접 나서 “불공정할 뿐만 아니라 상식과 법률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WADA의 결정은 올림픽 헌장에 위배된다. 우리는 CAS제소할 모든 근거를 갖고 있다”고 반발했다. 반면 자신의 명의로 항의 서한을 보낸 유리 가누스 RUSADA 대표는 “이 과정에서 법원이 오히려 제재를 강화해 새로운 선수들이 징계 대상에 포함될 위험이 있다. 현재 러시아에 내려진 제재는 100%가 아니다. 모든 선수들의 출전을 금지하는 내용의 더 강력한 조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미국반도핑위원회를 비롯해 주요 단체에서는 평창 대회보다 더 강력한 조치인 ‘러시아 선수 전체의 올림픽 출전 금지’를 주장해왔다

현재 징계 수준이라면 러시아는 2020년 도쿄 올림픽,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등에 나설 수 없다. 평창 대회와 마찬가지로 도핑과 무관하다는 점을 입증한 선수들만 개인 자격으로 출전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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