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민규·권오철·이선율 기자]2020년 경자년 새해를 맞으면서 재계 주요 총수들은 신년사를 통해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아 위기를 극복하자는 공통된 메시지를 던졌다. 특히 이들 총수들은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에 대한 ‘위기의식’을 드러내면서 어려운 시기일수록 창의성과 혁신성이 뒷받침돼야하며 무엇보다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고 꾸준한 투자와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봤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디지털 혁신’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2일 삼성·현대차·LG·롯데·한화·GS·신세계 등 주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급변하는 산업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을 비롯해 개방형 혁신, 인재확보를 주문하면서 현재의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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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지난해 창립 50주년에 맞춰 발표한 ‘미래 세대에 물려줄 100년 기업의 실현’을 언급하며 “올해는 이를 만들어 나갈 원년으로 새로운 미래를 위한 성장과 도약의 해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창의성과 혁신성을 접목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자”고 당부했다. 또한 “과거 성과를 발판으로 현재 사업 기반을 굳건히 하고 미래지향적이고 경기변화에 강건한 사업 체질을 만들자”고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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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을 이끄는 구광모 회장은 ‘고객 가치’를 경영의 최우선 기조로 삼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LG그룹은 올해 처음으로 오프라인 시무식을 없애는 파격을 도모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오전 전세계 LG 임직원에게 신년사를 담은 영상 ‘LG 2020 새해 편지’를 띄우고 “오늘 이것 하나만큼은 반드시 우리 마음에 새기면 좋겠다. 바로 고객의 마음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항상 고객의 관점에서 고민하고 바로 실행하는 실천”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신년사에서는 LG만의 고객 가치 개념을 명확히 정의하고 중요성을 상기시켰다면 올해는 고객 가치를 제대로 그리고 빠르게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일하는 방식과 조직문화 등 기존 관행을 넘어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별도의 신년사를 내놓지 않았다. 다만 SK 계열사 가운데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이 “새로운 10년의 항해를 위한 토대를 다지는 해로 만들자. 그린·테크놀로지·글로벌 3가지 비즈니스 모델에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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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CJ·신세계그룹 총수도 고객 가치를 경영의 최우선 기조에 두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5년 후의 모습도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에서 공감과 공생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그는 “고객과의 지속적인 공감을 통해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 고객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고객의 니즈, 더 나아가 시대가 추구하는 바를 빠르게 읽어내어 창조적이고 새로운 가치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는 회사를 굳건히 지탱해 줄 핵심역량은 강화하면서 기존 사업구조에 얽매이지 말고 효율적으로 혁신해 시장을 리드하는 ‘게임 체인저’가 돼야 한다”면서 “고객과 임직원, 파트너사, 지역사회 등 모든 이해관계자 및 사회 공동체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믿음이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국내 및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에 따른 장기 불황 가능성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올해를 ‘혁신 성장으로의 경영 패러다임 전환의 해’로 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손 회장은 “국내 및 글로벌 경기 악화가 지속되는 지금의 위기 상황에서 ‘양적 성장’보다는 안정적 수익성이 동반되는 ‘혁신 성장’을 우선해야 할 것”이라며 “글로벌 톱티어 기업 수준의 수익성을 확보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주력 사업과 대형 품목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해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혁신 성장으로의 전환은 향후 본격적인 글로벌 성장을 위한 준비과정이다. 이 시기에 핵심 사업과 관련된 R&D 강화, 신기술 개발, 인재 확보를 통해 도전적인 초격차 역량을 강화하는데 주력하자”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역시 ‘고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불경기는 기회가 적어진다는 의미일 뿐 기회가 아예 사라진다는 것이 아니다. 준비된 기업은 불경기에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수익성 있는 사업 구조 ▲고객에 대한 ‘광적인 집중’ ▲미래성장을 위한 신규사업 발굴 등 세 가지 역량에 집중해야 한다고 봤다. 특히 빠르게 변하는 유통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목소리로 중심을 잡아야 한다. 2020년은 고객의 목소리가 더욱 크고 명쾌하게 들리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성장을 강조한 신년사도 많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일류 한화의 사업별 선도 지위와 미래 가치를 지속적으로 확보하며 새로운 10년의 도약을 준비하는 한 해가 돼야 할 것”이라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 사업군별 시장 선도력 확보, 신뢰로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기업의 비전을 제시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미래 트렌드 변화에 맞게 지속적으로 사업의 진화를 추구하면서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하고 집중해야만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면서 “새로운 10년을 여는 올해는 우리의 노력여하에 따라 현재에 안주하는 이류 기업으로 전락할지 변화와 혁신으로 명문가의 지위를 지속할 수 있을지를 결정짓는 중대한 갈림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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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동통신 3사 대표들은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5G’을 강조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사업 및 업무 전면을 혁신해 미래 변화의 최선두에 설 것”이라며 “무선사업(MNO)과 뉴 비즈(성장사업)를 양대 성장엔진으로 삼아 명실상부 정보통신기술(ICT) 복합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AI·디지털 전환·5G 등에서 현재를 뛰어넘고 확장하는 ‘상상력’을 기반으로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사장은 “AI와 디지털 전환이 혁신의 견인차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모든 업무에 AI를 도입하는 등 비즈니스는 물론 업무 방식 및 문화까지 획기적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5G 기반의 AI 전문기업으로서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해 어디서나 AI를 누리는 세상을 주도해야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혁신기업, 고객에게 사랑받는 국민기업, 미래가 기대되는 글로벌 1등 KT 그룹을 함께 만들자”고 말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현재의 사업방식과 일하는 방식만으로는 차별화된 새로운 서비스 제공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고객 니즈와 불편함을 파악하기 힘들다. 모든 사업영역에서 디지털 혁신을 추진해 고객경험 혁신을 이루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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