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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신종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가 급속도로 확산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신제품 공개를 앞두고 다른 전략을 펼쳐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기존 일정을 강행한 반면 LG전자는 행사 일정을 잠정 연기하는 등 한 발 물러서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다. 특히 올해부터 데뷔전을 치르는 삼성과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의 새로운 CEO들의 전략이 어떻게 펼쳐질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양사 모두 스마트폰 시장 정체를 비롯해 애플, 화웨이 등 경쟁 기업들이 약진하면서 지난해 만족할 만한 성적표를 얻지 못한 만큼 올해는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삼성전자는 예정대로 오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S20 시리즈와 새 폴더블폰인 갤럭시Z 플립을 공개한다. 또 삼성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 확산 우려에도 기존 계획대로 행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언팩 행사의 경우 미국이 지난 2일부터 최근 2주간 중국을 다녀온 외국인에 대해 입국을 잠정 금지한 만큼 크게 우려할 만한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으로 선임된 노태문 신임 사장의 올해 스마트폰 전략은 혁신 선도 기업으로서의 1등 이미지를 가속화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9일 노 사장은 ‘갤럭시의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며’라는 제목의 삼성전자 뉴스룸 기고문에서 “앞으로는 혁신을 위한 혁신이 아닌, 사용자들에게 최적화된 의미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이 경험은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안전한 사용자 경험일 것이고 이를 통해 기기와 사람, 비즈니스와 커뮤니티를 넘나드는 더욱 지능적인 연결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무선사업부장 선임 이후 첫 외부 메시지로 신제품에 대한 혁신을 이어나가는 한편 지난해 논란을 빚은 보안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올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주요 전략은 라인업 다변화다. 라인업은 주요 기능, 가격대에 따라 기존보다 세분화된다. 프리미엄 제품군은 두 번째 폴더블폰인 ‘갤럭시 Z 플립’과 5G(5세대 이동통신) SA(단독모드)가 최초로 적용된 ‘갤럭시 S20’이다. 이외에 갤럭시 A시리즈와 같은 중저가 제품군을 더욱 쪼개 국가별로 특화된 기능을 강조해 보다 다양한 소비층을 포섭하겠다는 목표다.
반면 LG전자는 오는 24일~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를 통해 ‘V60 씽큐’와 ‘G9 씽큐’ 신제품 공개하려던 계획을 잠정 연기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폐렴)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MWC에는 관람객이 10만명 이상이 몰리는데 특히 중국인 관람객이 대거 모일 것으로 예상돼 안전을 고려해 계획을 바꿨다는 설명이다. 신제품 공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동향을 고려해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적기에 추후 공개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LG전자의 이러한 신중한 행보는 2년 전부터 본격화됐다. 유독 스마트폰 사업부에서 매 분기 적자폭이 확대되면서 고심이 컸던 LG전자는 황정환 전 MC사업본부장·부사장(현 융복합사업개발부문장)체제로 리더를 교체해 “믿고 오래 쓰는 폰을 만들겠다”고 기본기에 충실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러나 황 부사장 체제에서도 스마트폰 적자 개선은 쉽지 않았고 결국 1년 만인 2019년 권봉석 MC/HE사업본부장(사장)으로 사령탑을 교체해 5G 시대에 맞는 새로운 도전을 추진했고 ‘듀얼 스크린’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올해부터는 권 사장이 LG전자 전체를 총괄하게 되면서 이연모 신임 MC사업본부장이 스마트폰 사업부를 살리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LG전자가 강조하는 스마트폰 전략은 ‘실속과 안정’이다. 무엇보다 ‘고객 신뢰’를 우선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누적적자만 1조원에 달해 LG전자로서는 위험한 도전을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실속을 찾기 위해 스마트폰 판매 전략도 나라별로 다르게 짰다. 주력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V60씽큐’는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만 출시하고 국내에서는 이보다 사양이 한단계 낮으면서도 가격경쟁력을 높인 ‘G9’ 등의 매스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마케팅 비용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보수적인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올해는 5G 망 구축이 본격화되면서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는 V60 씽큐를 앞세운 5G 초기 수요 선점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전반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된 점을 고려해 카메라 등 특화 기능을 강조한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다변화해 틈새 수요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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