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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 제주 유나이티드가 신예 선수들의 활약으로 승리의 갈증을 해소하고 있다.
제주는 올 시즌 개막 후 3라운드까지 1무2패로 부진했다. 부상 및 퇴장 등 시즌 초반 여러가지 악재가 겹치며 K리그2 우승 후보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쉽사리 승수를 쌓지 못했다. 대전하나시티즌전에서는 공민현과 주민규의 연속골로 승기를 잡았지만 페널티킥 허용과 주장 이창민의 퇴장으로 내리 실점을 내주며 분루를 삼켜야 했다.
하지만 제주는 부천을 상대로 발렌티노스, 아길라르, 이창민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결장하는 가운데서도 승리를 따내며 반전을 일궜다. 남기일 감독은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이규혁을 기용하는 파격을 선택했다.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 멤버이자, 동국대 출신 프로 2년차 이규혁의 기다리고 기다렸던 리그 데뷔전이었다. 이규혁은 부천전 뿐 아니라 안산 원정(2-1 승)에서도 선발 출전해 남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안산전에서는 이규혁뿐만 아니라 또 다른 샛별도 빛났다. 신인 박민수가 부상 당한 김영욱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박민수는 깜짝 프로 데뷔전에도 위축되지 않고 강윤성과 함께 중원을 장악했다. 지난 6일 K5리그 송월FC와의 FA컵 32강전(4-0 승)에서도 샛별들이 빛났다. 선발로 신인 김현우와 유연수가, 교체로 정상규, 백승우가 프로 데뷔전을 가졌다.
중앙대 출신 김현우는 지난해 U리그에서 9년 만에 20골 이상(총 23골) 터트린 공격 유망주다. 이날 전반 39분 김지운의 도움을 받아 제주 데뷔골까지 작렬시켰다. 지난해 2019 태백국제축구대회 대학 대표로 선발되며 대학 무대 정상급 골키퍼임을 증명했던 호남대 출신 유연수도 무실점 선방을 펼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남 감독은 4번째 골이 터지며 승기를 잡자 신인 정상규와 백승우도 차례로 교체 투입했다. 윙어 정상규는 터프한 돌파로, 유스 출신 백승우는 안정적인 볼 간수 능력으로 자신의 잠재력을 보여줬다.
남 감독은 1부리그 승격을 궁극적인 목표로 세우고 있지만 선수 개개인의 성장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감독으로서 모험일 수 있다”라고 운을 뗀 남 감독은 “어린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부여하면서 하나의 팀이란 생각을 갖게 하고 싶다. 나이와 관계없이 선수가 준비되면 언제든 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고 싶다. 앞으로도 신예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주면서 팀을 끌고갈 생각”이라고 강한 믿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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