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규
한화 이글스 박정규 대표이사.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한화 박정규 대표이사가 자진사퇴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과 그 대처 과정에서의 그릇된 행동에서 비롯된 결과다.

한화는 3일 ‘박정규 대표가 부진한 팀 성적과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대처하는 과정에서의 여러 논란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 사의를 표명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말 한화 투수 신정락의 코로나19 확진 발표로 KBO에 비상이 걸렸다. 신정락은 코로나19 감염 위험 장소에 가지 않았지만 감염됐다. 하지만 신정락이 코로나19 의심증상으로 진단검사를 받는다는 사실을 한화는 즉각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보고하지 않았다.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이 나오자 뒤늦게 KBO에 알렸다. KBO가 10개 구단에 배포한 코로나19 대응 통합 매뉴얼을 보면 선수단에서 유증상자 발생시 해당 선수를 격리하고 이를 KBO에 보고하도록 명시돼 있다. 한화는 이를 무시한 것이다.

한화 야구단의 책임자인 박 대표는 더 큰 논란에 불을 지폈다. 박 대표가 2군 훈련장 소재지인 충남 서산시의 시장과 보건소장을 만나 일부 선수의 자가격리 해제를 부탁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로 인해 박 대표와 한화가 비난의 도마 위에 올랐다.

프로 스포츠 최초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팀인 한화는 방역에 적극 협조하고 리그에 끼치는 폐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해야 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이와 정반대의 길을 걸으려 했다. 한화는 올시즌 최하위로 떨어져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바닥까지 떨어진 성적보다도 프로 구단답지 않은 작금의 행보가 더 팬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사후약방문처럼 매번 일이 벌어지고 나서 누군가 책임지고 물러나는 식으로 봉합하는 그림이 또 나오고 있다. 구단 홈페이지에 관련 사과문도 게재했다. 말 그대로 답습(踏襲)이다. 팬들이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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