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나달
라파엘 나달이 안간힘을 다해 노박 조코비치의 공을 받아내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김경무전문기자] “여기(롤랑가로스)에서 플레이하는 것은, 나와 이 도시(파리)의 러브스토리였다. 이 코트는 잊을 수 없다.”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 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20 프랑스오픈테니스대회(롤랑가로스) 남자단식 결승에서 이 대회 통산 13회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라파엘 나달(34·스페인)이 경기 뒤 한 말이다. 세계 2위로 2번 시드를 배정받은 나달은, 세계 1위로 올해 호주오픈에서 우승하는 등 시즌 4회 우승을 차지하며 절정의 컨디션을 보이던 노박 조코비치(33·세르비아)한테 2시간41분 만에 세트스코어 3-0(6-0 6-2 7-5)으로 완승을 거두고 또하나의 금자탑을 쌓았다.

롤랑가로스에서만 통산 100경기 승리를 달성한 첫번째 선수가 된 나달은 “여기서의 우승은 나에게 모든 것을 의미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우승으로 그랜드슬램대회 남자단식 통산 20회 정상 고지에 오르며, 그동안 이 부문 역대 1위를 달리던 로저 페더러(39·세계 4위·스위스)와 어깨를 나란히 한 것에 대해 나달은 “솔직히 로저와 20회 우승으로 같아진 것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는다. 나에게는 그저 롤랑가로스의 승리”라면서 “나는 롤랑가로스에서 나의 (테니스) 경력의 가장 중요한 순간들 중 대부분을 보냈다”고 강조했다.

나달
나달. 출처=ATP 홈페이지

나달은 롤랑가로스에서 2005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2008년까지 4연패를 달성한 뒤, 한해를 건너뛰고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연패를 달성했다. 그러나 2015년과 2016년엔 부상 후유증 등 때문에 스탄 바브링카와 노박 조코비치가 각각 우승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그리고 2017년부터 이번 2020년까지 다시 4연패를 이뤘다.

다른 그랜드슬램에서는 US오픈 4회(2010, 2013, 2017, 2019), 윔블던 2회(2008, 2010), 호주오픈 1회(2009) 우승경력이 있다. 그리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남자단식 금메달을 따냈다.

이날 1세트를 ‘베이글 스코어’로 내주는 등 완패를 당한 조코비치는 시상대에서 나달을 향해 “오늘 당신은 왜 당신의 ‘클레이의 왕’인지 보여줬다. 나는 그것을 나 자신의 피부로 경험했다”고 상대를 치켜세웠다. 페더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나는 항상 나의 친구 라파에 대해 인간으로서 그리고 챔피언으로서 최고의 존경심을 가져왔다. 다년간 가장 큰 라이벌로서 우리는 더 나은 선수가 되도록 서로를 독려했다고 믿는다”며 “그러므로 내가 나달의 20번째 그랜드슬램 우승을 축하해주는 것은 나에게도 진정 명예로운 일”이라고 알렸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