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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 “새로운 체육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16일 롯데호텔월드 에메랄드룸에서는 대한체육회와 ‘함께하는 스포츠포럼’이 공동으로 마련한 ‘대한체육회 100주년 기념 2020 대한민국 체육인대회’가 열렸다. ‘대한민국 체육의 미래, 출발점에 서다’를 주제로 대한민국 체육 100년을 맞아 국내 체육환경의 위기와 기회를 진단하고, 체육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 나선 참여자들은 대한민국 체육이 위기라는 사실에 모두 공감했다.
대한체육회는 일제시대였던 1920년 조선체육회로 출범한 이후 올해로 100주년을 맞았다. 100년 동안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해왔다. 성적은 물론 4대 메가 스포츠 이벤트인 동·하계올림픽과 월드컵, 세계육상세계선수권대회를 모두 개최한 세계에서 6번째 나라가 됐다. 하지만 그에 따른 문제점도 뚜렷하다. 여전히 성적 지상주의와 엘리트주의가 만연하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2016년 3월 국민생활체육회와 통합해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을 아우를 토대를 마련했으나 아직 제자리걸음이다.
‘대한민국 체육의 성과’를 주제로 발제자로 나선 정성숙 대한체육회 부촌장은 “스포츠 선진국으로 넘어가기 위해선 과제가 적지 않다”면서 “체육시설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하고, 생애주기별 맞춤형 생활체육 프로그램과 체육인의 일자리 확대도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선진국처럼 ‘모두를 위한 스포츠(Sports for All)’ 개념을 도입해 또다른 100년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실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에는 ‘스포츠는 인권’이라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스포츠는 모든 국민의 건강과 행복, 존엄을 위한 기본권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체육의 미래방향’이라는 주제 토론에 나선 김도균 경희대학교 체육대학원 교수는 “우리는 그간 ‘추월의 길’을 걸어왔다. 계속 따라가고 빨리 가야 했다. 그러다 보니 문제가 발생했다. 앞으로는 ‘초월의 길’을 가야 한다”면서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방향성을 잘 설정해야 한다. 그래야 스포츠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의 각성을 촉구하는 의견도 나왔다. 문성은 대한농구협회 사무처장은 “체육은 전 종목이 공동 운명체라고 생각한다. 위기 상황인 것도 맞다.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있도록 각성하고 또 변모해야 한다. 100년을 거쳐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교육으로 한국 체육의 리더십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