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2

[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가 국내 정식 개봉 전부터 글로벌한 발자취를 걷고 있다.

내년 상반기 국내 개봉 예정인 ‘미나리’는 해외에서 기분좋은 소식을 연이어 전하고 있다. 14일 윤여정은 보스턴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윤여정은 유력한 수상 후보로 거론됐던 ‘맹크’의 아만다 사이프리드를 제치고 상을 거머쥐어 더욱 큰 화제를 모았다. 더불어 ‘미나리’는 주제가상까지 받았다. 이외에도 윤여정은 美 인디와이어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여자배우 BEST13’에도 오르는 쾌거를 안았다.

한국 영화의 새 역사를 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역시 보스턴비평가협회에서 감독상, 외국어상을 받으며 이번 윤여정의 수상은 두 영화의 기분 좋은 평행이론을 성립시켰다. 그러나 ‘미나리’는 작품 뿐 아니라 배우들도 주목받고 있다는 점이 다음 스텝을 더욱 기대케 하는 이유다. 앞서 ‘미나리’에 함께한 한예리 역시 美 할리우드 리포터 ‘올해의 위대한 연기’에 거론되며 가능성을 인정 받았고, 스티븐연은 일찌감치 덴버영화제서 최우수연기상을 받았다.

‘기생충’의 경우, 배우들 각각이 주목받았다기 보다는 작품 자체의 예술성과 메시지, ‘봉테일’ 봉준호 감독의 연출이 더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미나리’는 배우들의 진가까지 미리 인정 받으며 개봉 전의 존재감은 ‘기생충’보다도 높은 체감을 느끼게 한다. 최근 ‘미나리’는 북미 개봉을 앞두고 화상으로 진행한 GV도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것이 국내파였던 ‘기생충’과 달리 감독, 스티븐 연 등 미국에서 이미 입지를 다진 제작진, 출연진의 시너지는 ‘미나리’를 더욱 유리한 지점에 올려 놓았다는 평이다.

가장 한국적이지만 해외에서도 메시지가 통했던 ‘기생충’처럼, ‘미나리’ 역시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주민 가족의 현실을 담아냈고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기도 해 공감대도 예고했다. 한국적인 요소와 미국적 정서가 동시에 녹아든 ‘미나리’는 국내외에서 모두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자연스레 다음 여정은 아카데미상(오스카)으로 점쳐진다. 단순 노미네이트 뿐 아니라 배우들이 한국 최초로 연기상 후보에도 오를수 있을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제2의 기생충’ 타이틀도 이미 영광스럽지만, 더욱 기대되는 ‘제1의 미나리’의 진가에 궁금증이 쏠린다.

한편, 제93회 아카데미상 후보 발표는 2021년 3월 15일이며, 시상식은 4월 25일에 개최될 예정이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판씨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