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FC
마린FC 관계자들이 토트넘의 방문경기에 맞춰 ”환영한다”는 게시판을 설치하고 있다./연합뉴스

[스포츠서울 박병헌전문기자]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정상급인 토트넘 훗스퍼와 11일 오전 잉글랜드 FA컵 3라운드(64강전)를 치르는 마린 FC는 8부 리그 소속의 동호인 수준의 클럽이다.

인구 5만명의 영국 머지사이드주 크로즈비시를 연고로 하는 마린 FC는 1894년에 창단됐지만 본업이 교사와 간호사, 환경 미화원 등인 선수들이 주말마다 리그 경기를 치르며 친목을 도모하는 ‘조기 축구회’ 성격이 강한 팀이다. 프로와 아마추어가 총출동하는 FA컵 1라운드에서 마린FC는 4부 리그 콜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승부차기 끝에 5-3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킨데 이어 2라운드에서는 6부 리그의 해번트 앤드 워털루빌을 연장 끝에 1-0으로 제압하고 3라운드에 올랐다.

프리미어리그 소속팀과 8부 리그 팀이 맞붙는 것은 FA컵 역사상 가장 큰 리그 차이 팀 간의 대결이다. 크로즈비 시내에 있는 호텔 이름을 딴 마린 FC는 이날 경기에서 승리는 커녕 프리미어리그 팀이 방문해준 것 자체가 고마울 뿐이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마린FC 구단과 팬들은 ‘손세이셔널’ 손흥민과 해리 케인 등 특급 스타들을 손님으로 맞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10일(한국시간) 보도했다. 회계사로 마린 FC 회장직을 맡은 폴 리어리는 “코로나19 탓에 뷔페를 운영할 수는 없지만 대니얼 레비 토트넘 회장을 위해 ‘5성급 도시락’을 준비했다”면서 “경기장에 깔린 카펫도 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린FC의 경기장과 훈련장은 코로나 19탓에 영국 정부가 봉쇄조치를 내려 사용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아마추어 팀이기 때문이다. 이에 인근 도시인 리버풀을 연고로 하는 리버풀FC와 에버튼은 자신들의 훈련장을 마린FC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bhpark@sportsseoul.com